2일 기자회견 열고 출마의 변 및 직역별 공약 및 7대 공약 공개
"가장 큰 라이벌은 과거의 주수호…인생의 마지막 바치겠다"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 첫 주자로 주수호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탄탄한 조직력과 의협 회장 경험 등 위기 상황에 준비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목표다.
2일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 주수호 후보가 1000명의 추천으로 등록을 마친 이후 기자회견을 열였다. 준비된 리더십으로 의료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주 후보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에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근거 없는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추진하면서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학생들이 휴학하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내던졌다는 비판이다. 이로 인해 당장 내년에 새로운 의사나 전문의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 발생이 확정적이라는 것.
이대로는 정상적인 의료 시스템 유지는 물론, 정상적인 의학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다. 하지만 정부는 불통과 독선을 일관하며 태도를 바꿀 기미가 없어 이런 의료계 위기 상황이 언제 끝날지 예측조차 어렵다는 것.
이런 대한민국 의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의협의 강력한 리더십과 능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투쟁 과정에서 전공의·의대생 독립노선을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다. 이미 의협과 상관없이 전선이 형성돼 있고, 전투에 회원이 참여했으면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의협의 역할이라는 판단이다. 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의협회장이 감옥에 가야 한다면, 마땅히 그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한 '준비된 리더십'도 강조했다. 지난 선거 캠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조직력이 탄탄하고, 제35대 의협 회장을 역임하는 등 경험과 역량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가 의협 회장이었을 당시의 성과로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의협 회관에 자리 잡고, 안정적으로 회비 수입을 확보할 수 있는 조직 기만을 마련해 준 것을 조명했다.
의협 회장이 된 이후의 방향성과 관련해선 의료계 내부 단합을 강조했다. 의료계 내부에서 이를 해치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면 소통과 설득으로 이를 자중시킬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관련 주 후보는 "주변에 능력 있는 인재들이 많다. 의협의 회무는 회장 혼자의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회장 자체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수많은 인재를 끌어모으고 이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본인은 그 누구보다도 인재들을 끌어안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의협 회장의 자리는 6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적응 기간이 필요한 자리다. 하지만 지금처럼 엄중한 시기에 회장이 적응하기를 기다릴 여유는 없다"며 "이에 회무에 대한 경험이 있고, 선거 이후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의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에 질문에 "과거의 자신"을 꼽았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등 과거 이력이 발목을 잡는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다.
다만 주 후보는 사고 후 과오를 모두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서 사태를 수습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유족이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최종적으로 금고형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또 이후 저는 과오를 평생 뉘우쳐야 한다는 생각에 단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고 대중교통만 이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 후보가 과거 수탁검사 업체의 대표를 맡은 적이 있어 이들 업체의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것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하지만 본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의사의 이익이나 권리 외에 다른 것을 대변한 적이 없으며, 이 같은 주장은 유언비어라는 반박이다.
이와 관련 그는 "이런 후회와 죄책감 속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보다, 몸 하나 불사르더라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의사의 미래와 대한민국 의료에 보탬이 되는 것이 제대로 된 속죄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인생의 마지막을 의사가 의사답게 살 수 있고, 국민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올바른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바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할 것이 없다. 본인의 젊음은 의사들의 권익과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위해 바쳤다"며 "올바른 의료 시스템이 구축돼 의사가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국민도 행복한 사회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회원 여러분께서 마지막 기회를 주신다면 모든 것을 걸고 끝까지 목표를 이뤄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 후보는 직역별 맞춤 공약과 함께 7대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의대 정원 증원 정책 저지 공약과 관련해 전공의가 없고, 의대생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뉴노멀 상황에 대한 대책을 의협이 주도해 만들어 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전공의·의대생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으로, 답을 내놔야 하는 것은 의료계가 아닌 정부라는 설명이다. 또 이렇게 뉴노멀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의료계 입장을 반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공약과 관련해 직역 중 개원의의 경우 ▲심평원 심사실명제개선 ▲실사 대응반을 운영 및 실사제도 개선 ▲법정 의무교육 최소화를, 봉직의와 관련해선 ▲표준근로계약 도입 의무화 및 당직 수당의 법적 보장 ▲봉직의 노조 설립지원 ▲대한병원의사협의회와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전공의 공약은 ▲대학병원의 입원환자 중심 수련 시스템 혁파 및 실용적인 수련 시스템 확립 ▲간호법 시행령 정상화를 통한 PA 합법화 무력화 ▲전공의 수련 교육에 대한 국고 지원 의무화 ▲수평위에 전공의 위원 수 증원 ▲전공의 노조 설립 지원 ▲대한전공의협의회와 긴밀한 소통이다.
교수직 공약은 ▲임금 현실화 및 인력 확대를 통한 업무 환경 개선 ▲교수 본연의 업무를 위한 환경 개선 ▲계약직 교수님들의 고용 안정화 지원 ▲각 대학별 교수노조 설립 지원 ▲정관 개정을 통한 교수협의회의 의협 정식 산하단체 지정을 제시했다.
공중보건의 공약은 ▲현실성 있는 급여 인상 ▲공정한 교류 ▲복무 시 업무 전문성을 보장받는 환경 조성 ▲복무 중 학습권 보장을, 군의관과 관련해선 ▲의협이 참여하는 군의료 발전 협의체 설치 요구 ▲비의료적 업무에서 군의관 배제 요구 ▲복무 중 학습권 보장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의사 공약으로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보장 ▲성비위 문제 발생 시 즉각 개입 및 여성 회원 보호를, 미래의사 공약으로 ▲의평원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법적 지원 ▲부실교육 감시단 운영 ▲해외의대 졸업생의 의사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전면 재검토 ▲의대생의 의협 준회원 자격 추진 ▲의대정원 증원 정책 저지를 제시했다.
7대 핵심공약으론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및 의료말살 패키지 추진 저지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폐지 운동 전개 및 헌법소원 ▲전국의사노조 설립을 통한 파업권과 단체교섭권 쟁취를 들었다.
이와 함께 ▲국민선택분업 추진 ▲고의가 아닌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기소 불가 및 국가 배상책임제 실현 ▲근거 없는 한방 행위 퇴출 및 한방보험 분리 ▲위수탁기관간 자율적 상호 정산을 통한 수탁고시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