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사협회지에 24개 임상 연구 메타분석 결과 공개
디지털 CBT 후 우울증 감소…항우울제 등은 근거 없어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롱코비드로 인한 의료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행동치료(CBT)가 이에 효과를 발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하지만 현재 활용되고 있는 항우울제 처방이나 경두개 직류 자극 치료, 고압 산소 요법 등은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지시각으로 2일 영국의사협회지(BMJ)에는 롱코비드에 대한 다양한 개입의 실제적 효과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136/bmj-2024-081318).
2020년부터 약 3년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역습은 엔데믹 선언과 함께 일정 부분 종식됐지만 여전히 그 후유증은 이어지고 있다.
특별한 계기나 진단없이 극심한 피로와 근육통, 인지 기능 장애 등이 나타나는 롱코비드가 대표적으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15%의 인구가 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말 그대로 특별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의료 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로 인해 환자들이 더 악화되거나 불필요한 의료비가 들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캐나다 해밀턴 맥마스터 의과대학 데나 제라트카(Dena Zeraatkar)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러한 다양한 개입에 대한 연구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롱코비드 극복을 위해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치료가 환자에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롱코비드 증상을 호소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24개 임상시험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이 메타분석에는 약물 처방부터 재활치료, 식이요법, 신체 활동, 중재 활동 등이 모두 포함됐다.
그 결과 롱코비드에 적용되는 상당수의 개입은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항우울제 처방은 롱코비드 극복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했고 복합 프로바이오틱스나 프리바이오틱스, 코엔자임 등 보충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또한 경두개 직류 자극 치료도 역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고압 산소 요법,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도 설득력있는 증거는 없었다.
거의 유일하게 효과가 나타난 것은 바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행동치료(CBT)였다.
실제로 디지털 CBT를 받은 환자는 피로도가 체크리스트상 평균 -8.4포인트 떨어졌으며 마찬가지로 집중력 향상 효과(평균 5.2포인트)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데나 제라트카 교수는 "롱코비드 환자에게 행해지고 있는 대다수의 개입을 뒷받침할만한 설득력있는 근거는 없었다"며 "다만 잘 계획된 CBT만이 증상 개선에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보다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