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인간과 사회를 고치는 '대의'가 돼라"

박진규
발행날짜: 2005-02-24 12:32:27
  • 울산의대 박인숙 학장, 새내기 의사들에게 충고

울산의대 히포크라테스 선서식 모습. 우측에서 두번째가 박인숙 학장
박인숙 울산의대 학장이 지난 22일 열린 울산의대 히포크라테스 선서식 축사에서 새내기 의사들에게 앞으로 의업의 길을 걸으면서 지켜야할 일곱가지 덕목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속에는 험한 세상속으로 첫 발을 내딛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과 선배의사로서의 따끔한 충고가 배어 있었다.

박학장은 가장 먼저 의사의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주제들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의사의 3대 적은 무지, 무관심, 악덕이라고 한다. 그리고 의사를 네종류로 나눈 동양의 명언이 있는데 병도 고치지 못하면서 환자를 괴롭히기만 하는 의사를 '악의', 병만 고치는 의사를 '소의', 병과 병든 인간을 같이 고치는 의사를 '중의' 병든 인간과 병들게 하는 사회를 고치는 의사를 '대의'라고 한다"며 "여러분들은 최소한 중의 이상은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회와 국가의 다양한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대의가 울산의대 출신중에서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0명의 졸업생 가운데서 언론인 법조인 CEO 생명과학 연구자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관리등 다양한 직종에서 활약하며 의료계와 사회를 바꾸고 이끌어갈 리더들이 많이 나오기를 부탁했다.

또 박학장은 "의사는 끊임없이 평생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아서, 무지로 인해 환자를 치료하지 못해 죽거나 불구로 만드는 것은 간접적인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는 언제나 환자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자의 말, 어린이의 경우는 보호자, 특히 아이 엄마의 말을 무시하면 의료사고의 쓴 맛을 보게된다"고 말했다.

박학장은 "아무리 개업이 어렵다고, 연구가 어렵다고, 편법을 쓰거나 원칙에서 벗어나면 결국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며 "언제나 정도를 걷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해야할 의무는 하지도 않고 권리만을 주장하는 일들이 사회에서 자주 벌어지고 있다"며 "지식인이자 우리사회의 리더인 여러분이 세상을 바꾸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부탁했다.

박학장은 이와 함께 "여러분들은 언제 어디서는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여러분의 경쟁상대는 세계의 모든 의사들"이라며 "겸손이 중요하지만 과학에서의 침묵이나 겸손은 절대 미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학장은 마지막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가 되라"고 충고했다. 그는 "병을 고친다는 생각보다 병을 가진사람, 그리고 그 가족들을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마음이 차가운 의사, 공명심에 사로잡힌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기 보다 차라리 실험실에서 혼자 연구하는게 인류복지를 위해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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