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아산 '자신감·실리주의'...역시 달라

김현정
발행날짜: 2005-07-08 06:39:15
  • 잇따라 외래 대폭 폐지...토요외래 줄어도 전체외래와 무관

주40시간제에 따른 토요 외래 진료 여부 등으로 병원 노사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발빠른 대처에 병원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타 병원들이 고민하고 있는 토요 외래 진료 폐지의 과감한 결정은 이들 병원의 자신감과 실리적인 판단이 뒷받침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노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직원들의 합의를 빠르게 이끌어낸 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서울 지역 대형병원들 가운데는 처음으로 이달부터 70%가량의 토요 외래 진료를 폐지하기로 했다.

34개 진료과 가운데 소화기내과와 신장내과, 일반내과, 산부인과, 소아과, 비뇨기과, 안과, 신경과, 신경외과, 치과 등 10개과만 토요 외래진료를 시행하고, 나머지 24개과는 아예 진료를 하지 않는다.

여기에 이어 서울아산병원도 지난해 7월 주 40시간제 시행에 따라 30여 개과의 외래 진료를 개설하던 것을 10개로 줄였다가 다시 3개과로 이를 축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병원들이 ‘주 40시간제 틈새’를 노려 토요 진료를 오히려 강화해 나가는 추세와 반대되는 대응 처사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외래 적체 현상이 심각하거나 토요일에 진료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 특수성을 고려한 일부 과를 제외하고는 토요 외래 환자들이 효과적으로 평일로 흡수되고 있다”고 축소의 이유를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7월 이후 1년여간 일부 과를 제외한 토요 외래 예약은 현저하게 줄고 있으나 전체 외래 건수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병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남편과 함께 병원에 방문하는 것을 원하는 산부인과나 주로 주말 환자들이 많은 비뇨기과 등 일부 특성 있는 과들을 제외하고는 폐지 하는 것이 비용 대비 보다 실리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측도 “주40시간제 시행 이후에도 외래 진료과를 개설해왔었으나 예약 환자가 점차 큰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며 “토요일에는 병원 역시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예상외로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의 한 관계자 역시 “병원이 도심, 주거지에 위치하다보니 주40시간제 근무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해 외곽 등지로 여가 생활을 떠나고 있어 환자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전체 외래 환자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을 볼 때 직장인 환자들도 주말이 아닌 평일을 선호하고 있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병원계 관계자는 "이들 병원들이 외래 진료를 과감하게 폐지할 수 있는 것은 환자가 타 병원으로 이탈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외래 환자를 확보해보려는 병원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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