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쫓긴 '의원', 답변없는 '피감기관'

이창진
발행날짜: 2005-10-07 07:45:48
  • 의원 1인당 '6분' 질의-반쪽 감사 우려감 '제기'

초스피드 감사.(국립의료원 간부진이 쏟아지는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는 모습.)
질의에 바쁜 의원과 답변 기회도 없는 피감기관의 모습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립의료원 국정감사는 의원 1인당 ‘6분 감사’라는 초스피드 질의로 진행되면서 의원과 피감기관 모두에게 불만족스러운 감사장의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해 종일 감사와 달리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동안 열린 이날의 국정감사는 20명의 보건복지위 소속 위원 중 위원장과 이해찬 의원(국무총리)을 제외한 18명에게 평균 6~7분의 질의시간이 배정되는 다이어트 감사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각 의원들은 준비한 질의를 선별해가며 속사성 발언을 구사했으나 대부분 질의시간(6분)을 넘겨 마이크가 꺼지는 ‘육성발언’의 진풍경을 자아냈다.

문제는 이같은 감사로는 의원과 피감기관의 쌍방향 질의응답이 불가능해 양측모두 긴장감과 책임감이 상실된 서면질의와 서면답변이라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은 국감장에서 “공공의료 대표기관인 국립의료원 감사를 단 2시간안에 한다는게 말이 되는냐”고 반문하고 “오후 국립암센터 국감 장소를 국회로 변경해 시간허비 없이 피감기관을 감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일정운영이 필요하다”며 시간에 쫓긴 반쪽감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답답하기는 피감기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국감을 첫 경험한 국립의료원 강재규 원장은 “질의만 하고 답할 시간을 안줘 안타깝다”며 밤샘 고생한 직원들의 어깨를 두드리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모습이었다.

한 진료부서 간부는 “국감장에서는 오히려 담담했으나 의원들이 쏟아낸 서면질의를 준비할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며 “의원들 스스로 그 많은 서면답변을 일일이 검토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해 올해 국감에서 느낀 허탈함을 토로했다.

정책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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