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전락 전문의자격 감추고 이전개원

주경준
발행날짜: 2005-10-25 12:00:33
  • 과목 미표시 개원 4천곳..전문의 5명중 1명 '급속증가'

지역의사회 임원으로도 활동중인 산부인과 전문의인 A모 원장은 2년전 전문과목 간판을 내리고 요즘 주로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본다.

경제적인 수준이 낮은 지역으로 비급여 부분이 대안이 될 수 없는 터라 틈나는 대로 학술강의를 쫓아다니며 00의원 진료과목 소아과·내과로 개원가에서 살아남기를 시도하고 있다.

경기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좀 더 나은 개원지로 이전 개원하는 의원의 일부는 비급여로 아이템을 바꾸거나 전문과목을 표기하지 않는 형태로 아예 간판을 바꿔다는 경우가 적잖다.

25일 심평원에 따르면 전문의임에도 불구 이를 표기하지 않은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은 9월말 현재 4,036곳으로 일반과와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을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03년 2월 3,597곳에서 2년 8개월간 439곳(12.2%)가 늘었다.

동기간 전체개원증가율 약 9%를 웃도는 수치고 늘어난 수로만 보면 앞도적이다. 배출되는 전문의의 실체가 없는 점은 고려하면 증가추이는 두드러져 보인다. 특히 전문과목 미표시의원은 분류집계를 시작할 때부터 단일과목으로의 의원수가 가장 많은 내과(9월말 현재 3470곳) 보다 더 많았으며 그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이같은 수치는 전문의 자격증을 보유한 개원의의 17.9%, 약 5명중 1명이 전문과목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규개원시 입지가 부족해 동일과목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전문과목을 미표시하는 경우와 함께 개원의들도 이전 또는 동일장소에서 전문과목을 포기하는 현상이 겹치면서 바른 증가추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개원가는 “실제로는 특정 전문과목의 표시는 하지만 비만·피부·미용·태반클리닉 등을 강조하는 경우 등이 많아 이를 고려한다면 실질적인 전문과목 미표시 수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과 맞물려 최근 열리는 각종 학술강좌에는 다양한 과목의 전문의들이 함께 자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 학회의 관계자는 “진료영역의 파괴와 과목별 보호대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불황의 탈출을 위한 개원가의 불가피한 행보” 라며 “근원적인 문제인 저수가 정책과 비급여로의 탈출구 모색이라는 모순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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