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자 조차 "누구누구 나오는데요?" 무관심 수위 심각
|긴급진단|의협선거 '표심'은 어디로?겨울 한파처럼 냉랭한 '표심'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유세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를 눈 앞에 둔 지금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메디칼타임즈가 대학병원, 중소병원, 개원가 및 전공의 유권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한의사협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각 후보자들의 선거캠프에서는 유권자 표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학병원 교수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겨울 혹한보다 더 차가웠다.
서울대병원의 한 보직교수는 26일 이번 의협 회장 선거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누가 입후보했느냐”고 되물었다. 또 평소 의료정책에 밝은 연대 세브란스병원의 K교수 역시 이번 선거에 대해 서는 “관심 없다”고 일축했다.
가톨릭의대 한 교수는 "동료, 후배 교수들 모두 의협선거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의사들이 개인주의성향이 강하다보니 관심이 없는 것도 있겠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의협의 지도층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별로 없다"며 "대학병원 교수들을 공략하려고 여러 가지 공약을 내걸었다지만 기대감도, 신빙성도 없다는 것이 대부분 교수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방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충남대병원 보직을 맡고 있는 K교수는 "누가 되든지 관심도 없고, 기대감도 없다"며 "솔직히 지금까지 의협이 의사의 권익을 위해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느냐. 선거 전 내세운 공약들을 진짜 해낼지, 의료계의 현실이 얼마나 달라질 지 이제는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선거권 완화, 신뢰문화 만들어야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는 선거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가톨릭의대 변광호 교수는 "5년 이상 회비를 납부한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다보니 선거에 참여할 수 없는 회원이 절반이 넘는다"며 "이러다보니 선거권제한에서 자유로운 인턴, 레지던트들 위주로 분위기 몰이를 하고 있는데 이래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선거권 제한을 완화해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비로소 진정한 대표성을 가지는 인물이 의협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 정수교 기조실장은 “병원 의사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공약을 내세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교수들이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토론회 문화도 새로 짜야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공인된 기관에서 토론회를 주최하고, 여러 후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교수들이 인식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교수는 “의협의 정책이 개원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어 회장선거가 큰 의미는 없지만 대학병원 교수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의협 후보들도, 유권자인 교수들도 모두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