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과 십이지장 절제 후에는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시술 후에도 정상인 수준으로 생활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환자들의 걱정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외과 김선회 교수[사진]팀(장진영·박용현 교수)은 1990년대 후반에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받고 완치된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30개 문항의 설문지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상태 및 삶의 질 측정항목, 기능성 측정항목, 증상 측정항목 등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환자의 체중은 수술 직후에는 감소하지만 점차 회복해 수술로 인한 감소는 거의 없었으며, 소화기능의 장애로 인해 지방변, 설사 등이 발생한 경우는 1/4 정도의 환자에서 있었으나, 점차 좋아져 1/10 정도로 감소했다.

또 췌장의 내분비 기능 장애로 수술 후 1/5에서 당뇨가 발생했는데, 대부분 식사조절, 약물복용 등으로 조절됐으며, 100이 최상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삶의 질 수치에서도 73.7로 나타나 치료받기 전 췌장암 환자의 52.5에 비해 매우 높고, 정상인 집단에서 조사된 75.3과도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김선회 교수는 “췌십이장절제술 후 일부 환자에서 췌장 절제로 인한 소화장애, 당뇨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생활에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장기적으로 영양상태나 삶의 질은 거의 정상인 수준인 것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담낭, 담도, 십이지장, 췌장, 소장 일부를 절제하고 필요에 따라 위장의 일부까지 절제하는 큰 수술로서 지금까지 수술을 해도 완치가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수술 후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일반인들의 인식 때문에 일부 환자는 수술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어 왔다.

이 연구결과는 최근 대한외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올해 6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간담췌학회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