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선 교수<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참여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의료정책의 하나가 공공의료 확충이다.
추진계획의 내용은 앞으로 구체화되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1) 국립의료원을 국가중앙의료원으로 확대, 개편 2) 공공병원으로 지역별 거점병원 설치 3) 보건소망의 시설, 장비 보강 4) 도시지역 보건지소 설치 5) 광역단위 재활전문병원 건립, 6) 기존 공공의료기관의 현대화와 협조체계 구축, 7) 2008년까지 현재 15% 정도인 공공병상을 30%로 증설하고, 약 5조4천억 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보건복지부 구상의 골자이다.
보건소망을 통한 지역보건서비스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므로 정부가 관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다.
더구나 다가오는 고령사회의 질병양상과 기타 보건의료여건에서도 지역보건사업의 전개는 효과적 건강관리방안의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므로 보건소망에 대한 응분의 투자, 제도적 개혁 및 효과적 사업의 개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는 일은 올바른 접근이 되겠다.
국립의료원의 확대, 개편은 별 문제가 없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의 국립의료원에 비하여 신설될 국가중앙의료원의 국민의료에 대한 기여도가 크도록 목표와 기능, 경영체제, 관리방안 등을 설계해야 하겠다.
그러나 병원으로서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여러 가지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주의 깊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공공병원 병상을 현재의 15%로부터 30%로 증가시키려는 계획에 대하여는 병원의료가 투자와 운영비의 규모가 큰 조직이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짚어보아야 할 점들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30%의 뜻이 분명치 않기는 하나 공공병원의 신설이나 병상증설이 계획에 포함될 것은 분명하다.
정부의 공공병원 확충정책은 민간병원들이 국민의료 관점에서 결함이 많고, 공공병원의 상대적 역할 확대로 이들 결함을 시정해야 한다는 발상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공공병원의 바람직한 속성과 실상을 간단히 살핀 후에 공공병원 확충계획에 대하여 생각하기로 한다.
공공병원의 바람직한 속성과 실상
유럽 제국과 미국의 병원들은 대부분 종교기관이나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가난한 행려병자, 전염병 환자 등을 수용하는 시설로 시작되었다.
점차 정부기관에 운영이 이관된 이후에도 불우계층을 위한 시설로 기능하다가 의학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진료의 효과도가 높아지면서 의료의 중심기관으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병원의 유래가 OECD 국가들에서 공공병원의 구성비가 큰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의료보장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빈민계층 진료가 공공병원 기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감소하게 마련이다.
오늘날은 의료부문의 시장실패 시정이 공공병원의 중요한 목적에 속한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서비스와 그 이용의 결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의 대리인 역할과, 수익성은 없으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 수행에 공공병원이 사립병원보다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의료보장이 제도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보험자나 정부기관이 의료수요자의 대리인이라 볼 수 있고, 이들은 개별 소비자와는 달리 매우 강력한 정보력과 고도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은 정보화의 진전에 따라서 더욱 보강되고 있으며, 공공병원의 소비자 대리인 역할을 적지 않게 대치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 병원은 자본집약적이고 매우 복합적 조직으로서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기술적 변화에 적응해야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병원이 활기찬 조직의 모습을 유지하려면 효과적 관리운영으로 기술과 조직의 혁신을 통하여 생산성과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하여 투자재원 조달을 원활화하는 기업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공공병원이라 하더라도 적자발생이 계속되고, 생산성과 이용자 만족도가 미흡하다면 존립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므로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익성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공공성이나 기업성에 관계없이 병원이 경영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율성 제고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공성을 위한 일에 투입할 자원도 희귀한 것이며, 정당한 이윤을 늘려서 건전한 기업성을 추구하려면 진료과정과 관리의 효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효율과 적자발생은 공기업과 국영기업의 특성에 속할 만큼 흔하다.
우리나라 국공립병원은 현재 대부분 수지상태가 적자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이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병원들은 기능적으로 사립병원과 뚜렷이 구분되지도 못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서 공공병원 확충과 더불어 다른 대안들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의료의 공공성 제고방안과 공공병원 정책
현재 전국민 의료보장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모든 의료가 수요측면에서는 공공화되어 있고 보험자와 정부가 수요자의 대리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급여율이 낮아서 대리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보장제도 밖에서 시행되는 의료서비스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므로 보장성을 강화하고, 정보수집과 활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의료문제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보험요양기관 계약제의 도입을 통하여 운영행태를 선도하고 재정적 지원으로 국가적 과제를 수행토록 하는 방안도 있다.
그리고 영리법인의 병원설립을 금하고 있는 병원 소유구조에 관한 입법취지를 잘 살리는 정책적 조치를 통해서도 의료의 공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공공병원 운영 이외에도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수단들을 이미 적지 않게 갖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개발될 여지도 있다.
공공병원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성을 높이고 질이 좋은 의료서비스로 이용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국공립병원 중에는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기존 공공병원의 정상화와 경영성과 제고를 우선적 정책과제로 설정하여 효과적 접근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신설이나 증설에 대하여는 타당성의 철저한 검토를 거쳐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추진계획의 내용은 앞으로 구체화되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1) 국립의료원을 국가중앙의료원으로 확대, 개편 2) 공공병원으로 지역별 거점병원 설치 3) 보건소망의 시설, 장비 보강 4) 도시지역 보건지소 설치 5) 광역단위 재활전문병원 건립, 6) 기존 공공의료기관의 현대화와 협조체계 구축, 7) 2008년까지 현재 15% 정도인 공공병상을 30%로 증설하고, 약 5조4천억 원을 투입한다는 것이 보건복지부 구상의 골자이다.
보건소망을 통한 지역보건서비스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므로 정부가 관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이다.
더구나 다가오는 고령사회의 질병양상과 기타 보건의료여건에서도 지역보건사업의 전개는 효과적 건강관리방안의 필요불가결한 요소이므로 보건소망에 대한 응분의 투자, 제도적 개혁 및 효과적 사업의 개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는 일은 올바른 접근이 되겠다.
국립의료원의 확대, 개편은 별 문제가 없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의 국립의료원에 비하여 신설될 국가중앙의료원의 국민의료에 대한 기여도가 크도록 목표와 기능, 경영체제, 관리방안 등을 설계해야 하겠다.
그러나 병원으로서 감당할 수 있는 이상의 여러 가지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주의 깊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공공병원 병상을 현재의 15%로부터 30%로 증가시키려는 계획에 대하여는 병원의료가 투자와 운영비의 규모가 큰 조직이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짚어보아야 할 점들이 있다.
지금으로서는 30%의 뜻이 분명치 않기는 하나 공공병원의 신설이나 병상증설이 계획에 포함될 것은 분명하다.
정부의 공공병원 확충정책은 민간병원들이 국민의료 관점에서 결함이 많고, 공공병원의 상대적 역할 확대로 이들 결함을 시정해야 한다는 발상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것이다.
공공병원의 바람직한 속성과 실상을 간단히 살핀 후에 공공병원 확충계획에 대하여 생각하기로 한다.
공공병원의 바람직한 속성과 실상
유럽 제국과 미국의 병원들은 대부분 종교기관이나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가난한 행려병자, 전염병 환자 등을 수용하는 시설로 시작되었다.
점차 정부기관에 운영이 이관된 이후에도 불우계층을 위한 시설로 기능하다가 의학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진료의 효과도가 높아지면서 의료의 중심기관으로 발전되었다.
이러한 병원의 유래가 OECD 국가들에서 공공병원의 구성비가 큰 이유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의료보장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빈민계층 진료가 공공병원 기능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감소하게 마련이다.
오늘날은 의료부문의 시장실패 시정이 공공병원의 중요한 목적에 속한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서비스와 그 이용의 결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의 대리인 역할과, 수익성은 없으나 사회적으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 수행에 공공병원이 사립병원보다 적합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의료보장이 제도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보험자나 정부기관이 의료수요자의 대리인이라 볼 수 있고, 이들은 개별 소비자와는 달리 매우 강력한 정보력과 고도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역량은 정보화의 진전에 따라서 더욱 보강되고 있으며, 공공병원의 소비자 대리인 역할을 적지 않게 대치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 병원은 자본집약적이고 매우 복합적 조직으로서 급변하는 사회경제적, 기술적 변화에 적응해야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병원이 활기찬 조직의 모습을 유지하려면 효과적 관리운영으로 기술과 조직의 혁신을 통하여 생산성과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수익성을 제고하여 투자재원 조달을 원활화하는 기업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공공병원이라 하더라도 적자발생이 계속되고, 생산성과 이용자 만족도가 미흡하다면 존립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므로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익성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공공성이나 기업성에 관계없이 병원이 경영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율성 제고에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공성을 위한 일에 투입할 자원도 희귀한 것이며, 정당한 이윤을 늘려서 건전한 기업성을 추구하려면 진료과정과 관리의 효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효율과 적자발생은 공기업과 국영기업의 특성에 속할 만큼 흔하다.
우리나라 국공립병원은 현재 대부분 수지상태가 적자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이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병원들은 기능적으로 사립병원과 뚜렷이 구분되지도 못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서 공공병원 확충과 더불어 다른 대안들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의료의 공공성 제고방안과 공공병원 정책
현재 전국민 의료보장이 시행되고 있으므로 모든 의료가 수요측면에서는 공공화되어 있고 보험자와 정부가 수요자의 대리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급여율이 낮아서 대리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보장제도 밖에서 시행되는 의료서비스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므로 보장성을 강화하고, 정보수집과 활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의료문제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보험요양기관 계약제의 도입을 통하여 운영행태를 선도하고 재정적 지원으로 국가적 과제를 수행토록 하는 방안도 있다.
그리고 영리법인의 병원설립을 금하고 있는 병원 소유구조에 관한 입법취지를 잘 살리는 정책적 조치를 통해서도 의료의 공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공공병원 운영 이외에도 의료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수단들을 이미 적지 않게 갖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개발될 여지도 있다.
공공병원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성을 높이고 질이 좋은 의료서비스로 이용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국공립병원 중에는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기존 공공병원의 정상화와 경영성과 제고를 우선적 정책과제로 설정하여 효과적 접근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신설이나 증설에 대하여는 타당성의 철저한 검토를 거쳐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