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병원입장서 판단해야

박진규
발행날짜: 2004-04-12 06:14:01
보건복지부는 9일 서울대학교병원 등 총 95개 대형병원을 2004년도 의료기관평가 대상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94년 의료보쟁개혁위원회에서 제도 도입이 건의된지 만 10년만에 첫 평가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을 앞두고 서비스와 의료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와 병협이 주도권싸움을 벌이며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 기대효과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문제는 김화중 장관이 지난해 의료기관평가 업무를 병협에 위탁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부터 발단이 됐다.

현행 의료법시행령은 의료기관평가업무를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기관이나 단체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장관의 약속을 철석같이 밑고 있었던 병협은 연세대 보건쟁책 및 관리연구소에 평가도구 개발을 의뢰하는 등 업무 위탁을 염두에 두고 준비작업을 수행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한림대한강성심병원과 전북대병원 등 2곳을 대상으로 의료기관평가 pre-test를 실시, 평가문항의 적정성 등을 체크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복지부 실무부서를 중심으로 이상기류가 감지되면서 복지부와 병협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병협은 복지부가 평가업무를 진흥원에위탁하려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고, 복지부는 위탁기관 선정 없이 직접 실무를 관장할 계획이라며 병협의 주장을 일축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진흥원에서 지난 95년부터 8년간 시범사업을 펼친 의료기관서비스평가항목으로 갖고 복지부가 의료기관평가를 시행하려 하며 이럴 경우 의료의 질 보다 서비스 측면 강화로 의료왜곡 현상이 초래할 것이라는게 병협의 주장이다.

병협에서는 복지부가 진흥원과 함께 관주도형 의료기관평가를 강행할 경우 회원병원들이 전면 수용을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의료기관평가서로 평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강경하게 맞설 움직임 까지도 감지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까지 발전하게 된 일차적인 책임은 우선 장관에게 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아야 하는게 기본이 되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뒷끝이 개운하지 않다.

하지만 누구의 허물을 탓하기보다는 문제의 해결점을 의료기관평가를 시행하는 목적에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고 기득권이나 부가이익을 노리고 달려들 경우 의료기관과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점을 양측 모두 명심해야 한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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