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철폐 카페' 국민은 없다

장종원
발행날짜: 2004-06-03 06:38:45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의약분업 철폐 토론장이 개설됐다.

국민연금에 대한 불만이 인터넷을 통해 터져나왔듯이 의약분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의약분업 시행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도 있었고, 산청 농민의 시위도 있었다시피 분업 예외지역의 불만도 있을 법 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의 통해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한편으론 카페명에 '철폐'라는 단정형 용어를 선택한 것이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카페는 어느새 의약사간의 싸움터로 변화하는 양상이다.

의료계 커뮤니티에 분업 철폐 까페에 가입을 독려하는 글들이 올라오고(친절하게도 의사가 아닌 평범한 국민인 것처럼 글을 올리라는 주석도 달아놓았다) 의약계 신문들에 소개되면서 국민보다 의약사들이 대거 가입해 논쟁하고 있다.

국민들이 제대로 알리 없는 '조제위임제도', '선택분업'이라는 용어가 난무하고, 조제의 권한, 조제료, 의사 과잉처방 논쟁, 공단 비난 등 일부 의약사간의 다툼 역시 그대로 옮겨졌다. 거기다 늘상 따라붙는 욕설, 비판 아닌 비난까지 그대로다.

이 카페에는 자칭 전문가라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국민의 의사 선택권과 발언권을 가로막고 있다.

'분업철폐 카페'에 국민은 없다. 단지 의약사의 이전투구(泥田鬪狗)만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주장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보다 이제 국민의 생각을 들어보고 이해해보는게 먼저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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