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재무관리와 부동산 투자

안창욱
발행날짜: 2006-03-20 08:59:48
  • 김문수 팀장(에셋비 FP)

개인 재무관리에서 주택마련과 관련한 부동산은 상당히 중요한 분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부동산투자에 대한 맹신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재무설계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69.6%로 워낙 크다 보니 이 분야를 정의하지 않고는 아예 재무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작년에 파산자 중 절반이 맞벌이 부부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인들이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했다. 가계고정비용에 들어있는 주택 담보 대출 한도가 늘어나면서 그 비중이 고정비용으로 수직 상승하게 되면서 파산 위험을 키우는 셈이다.

따라서 한 순간 방심하면 수입이 정지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파산까지도 갈 수 있다는 면에서 부동산 재무관리는 꼭 필요하다.

IMF 체제 이전에는 농촌인구의 대도시 집중 현상이 부동산의 효율성을 높였다. 그 결과 유한한 부동산, 특히 토지의 효용가치가 급속도로 높아졌고, 사람들은 부동산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가질 수 있었다.

주택과 토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기업은 성장위주의 경영전략으로 영업이익을 재투자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예금 금리보다 빠른 속도로 부동산 값이 상승하자 부동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우리가 알고자 하는 것은 향후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동될 것인지, 그 중에서도 주택가격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인데, 최근 몇 년간의 흐름만을 놓고 본다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당연한 것 같지만 이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리 인구중 가장 큰 분포를 보이고 있는 베이비 부머들의 동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인데, 이들이 현재 50세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들의 은퇴자금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국민연금은 60세부터 지급되기 때문에 아마도 가장 큰 은퇴자산인 주택을 처분하려 할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시장에 주택을 내놓으면 살 사람이 필요하다. 즉, 주택을 파는 사람은 50대이고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결혼을 하는 사람이나 30대 초반 사람들이다.

지금의 40대는 84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하고, 20대는 71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한다.

무려 134만명의 차이가 난다. 주택을 파는 사람은 많은데 사는 사람은 적게 되며, 장기적으로 보면 몇몇 지역의 블루칩만을 제외하고는 물가상승률을 쫓아가기에도 버거운 상황이 될 것이다.

서울 강남의 30~40평대 집값이 6억원 이상을 호가하고, 35세에 개업해 55세에 퇴직한다고 할 때 10년 동안 매월 얼마씩 모아야 8억원이 될까?

8억원을 모두 모기지 대출로 하고 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을 가정해보면,
요즘 시중에서 모기지 대출의 이율은 약 6.5% 정도 된다. 이런 조건인 경우 매월 908만원씩 상환해야 한다.

강남 지역의 40평대 아파트는 약 10억원대를 호가한다. 10억원을 가정하면, 매월 1135만원씩 상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집 한 채를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게다가, 자녀 교육비 마련과 같은 것을 병행하면서 현금 자산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월 현금 수입의 25%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택 대출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다른 고정비용들이 증가하고 있기에 최소의 대출을 활용해야 한다.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투자 우선 순위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는 자산 중에서 부동산을 제1순위의 투자 대상으로 손꼽아왔다. 그리고 2순위가 예금자산이었고 마지막으로 주식 관련 자산이었다.

이런 투자 우선순위는 IMF 체제 이전에는 유효했다. 즉, 고금리와 고도 성장시대에는 부동산의 위험이 가장 적으면서 높은 수익을 보장해 투자의 1순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IMF 체제를 겪으면서 엄청난 금융환경의 변화를 맞이했다. 저성장과 저금리의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거나 증식하기 위해서는 자산의 포트폴리오도 다시 짜야 하지만 기존의 방법도 바꾸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에서 2004년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IMF 체제 이후에는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수익률 차이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투자조건은 비슷하게 설정했다. 부동산도 가장 잘나가는 강남권에 투자했고 주식도 30대 우량기업에 투자했다는 전제이다.

이런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업들이 환경에 빨리 적응해서 성장 위주의 경영에서 수익과 안정 위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또 하나는, 인구의 감소현상까지 겹치면서 결정적으로 부동산의 장기적인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에 대한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 투자 1순위였던 부동산은 서서히 투자 위험이 높아지면서 2순위로 자리매김 중이다. 과거에 가장 큰 위험을 안고 있었던 주식시장이 외국인의 자금 유입과 투자 패턴이 바뀌면서 투자 제1순위로 도약하는 중이다.

경제발전단계 중에서 고도 성장기를 지나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자산의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투자의 우선순위도 바뀌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주택을 노후자금으로 생각하는데 앞으로는 어떨까?

많은 분들이 주택 마련에 조급함을 보인다. 자고 나면 오르는 집값 때문에 서둘러 구입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50대의 상황을 한번 보면, 집은 한 채 있지만 그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교육하느라 자신의 노후를 대비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들에게 지금 사는 집을 처분하고 더 조그만 집이나 교외로 이사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면 말도 안된다며 화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을 줄여서 생활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역모기지론을 이용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역모기지론이란 집을 담보로 제공하면서 매월 은행에서 생활비를 지원받는 대출 상품이다.

보통의 가정들이 이용하기에는 너무나 적은 금액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시가 6억원하는 주택을 소유한다면 매월 133만원 정도를 사망할 때까지 연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그 금액은 5년에 한 번씩 시가에 따라 변동하게 된다. 확정되어 있는 금액을 받지는 못한다.

주택은 사용 자산이다. 만일 주택을 자신의 노후자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빨리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주거의 편리함을 많이 따져보고 싶겠지만 그러다 보면 무리한 투자를 하게 될 수 있다.

주변에도 보면 주택에 무리한 투자로 앞으로 20년간 모기지 상환 외에 다른 저축이 불가능한 가정을 종종 보게 된다.

그들은 나름대로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 그 주택이 미래에 현재 포기한 저축 및 투자들을 대신 할 만큼의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 확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올랐다 해서 그때마다 이사 다닐 수 없는 것 아닐까.

부동산에 투자되는 자산이 전체 자산의 25% 범위 안에서 가능할 때 부동산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주거의 기능으로서만 여기고 합리적인 설계를 해야 한다.

김문수 팀장(에셋비 FP, 고려대 졸업, 매주 화요일 경인라디오방송재테크 브리핑)

※매주 재무컨설팅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에셋비'의 김문수 팀장이 메디칼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개인 재무설계, 개인 자산부채관리, 수입지출관리, 펀드, 변액보험, 보장성보험에 대해 무료로 1:1 재무컨설팅 상담서비스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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