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전후 사진 무단사용과 저작권 침해

최재혁 변호사
발행날짜: 2007-07-02 09:07:30
  • 최재혁 변호사(대외법률사무소)

최근 들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의료광고가 중요시되고, 또한 보편화됨에 따라 상당수의 의료기관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의료기관 직접 또는 홈페이지 제작 대행업체에서 다른 의료기관의 홈페이지에 이미 올려 져 있는 글, 그림, 사진, 구성 등을 그대로 도용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와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판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얼마 전, 성형외과 의사 A는 다른 병원 B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져 있는 모발이식 수술전후 사진 및 상담 내용을 무단으로 이용해 마치 자신이 치료한 환자인 것처럼 TV에 출연해 자신의 병원을 광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B는 저작권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재판부는, 병원 홈페이지에 올려둔 모발이식 환자의 수술전후 사진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되는 저작물은 아니지만, 이익을 목적으로 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며, A는 B에게 정신적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재판부는 "모발이식수술의 효과를 드러내는 환자의 사진이나 환자와의 상담 내용은 이를 제작한 사람만의 독특한 저작물로 인정되어야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나, 환자의 사진이나 상담내용은 창조성을 드러낸 저작물이라 보기 힘들어 이를 이용해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수술전후 사진 등이 저작물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제3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를 이용해 스스로의 이익을 꾀한 목적이 인정된다면 타인의 영업활동 이익을 침해한 행위인바, A는 B가 수년간 연구한 성과와 임상경험을 부정하게 이용해 이익을 꾀했으므로 일반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저작권은 문학·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에 대하여 법이 보호하는 권리인바, 저작권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창작성(originality)"이 요구되며, 이는 특허권에서 요구되는 ”신규성(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것)“과 구별된다. 또한 저작권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사상의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지, 그 ”사상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도 특허권과 구별된다.

즉, 위 판례의 경우는 다른 의료기관 홈페이지에 올려 져 있는 수술전후 사진과 상담 내용을 무단히 TV에서 사용한 것이 문제되었지만, 단순히 수술전후 사진과 상담 내용만이 아니라 편집저작물 등으로 인정될 수 있는 내용을 무단히 도용하여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다면 위 판례와 같이 일반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저작권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매주 의료법률칼럼을 게재하는 현두륜, 최재혁 변호사는 메디칼타임즈 독자들을 위해 법률상담서비스를 실시합니다.<상담 전화:02-3477-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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