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에 물린 의사들

장종원
발행날짜: 2007-08-06 09:04:17
주식시장에서 '고점에 물렸다'는 표현을 흔히 쓴다. 오를만큼 올라 하락하기 직전의 주식을 사, 하락하는 시점에 팔지 못한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주식이 산 가격만큼 다시 오르려면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할지 모르는 일. 투자자의 가슴엔 멍이 들 수 밖에 없다.

의사 사회에서도 '고점에 물린' 사람들이 적지 않다. 건강보험 진료외에 새로운 수익을 찾기 위한 의사들이 '레드오션'이 되기 직전의 분야를 '블루오션'으로 생각하고 뛰어드는 경우이다.

건강기능식품, 비만클리닉, 내시경, 메조테라피, 네트워크, 해외 진출 등이 개원가의 관심사로 크게 부각될때마다 너나할것 없이 개원의들이 우루루 몰리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생각만큼 화려한 대안'이 아닌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일부는 이미 레드오션이 됐다)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투자비만 '물려' 속앓이를 하는 개원의들이 적지 않다.

먼지만 쌓인 건기식 진열대, 몇개월째 손도 안된 메조테라피 기계 등이 그 증거물이다.

주식 고점에 물린 사람들은 상승하는 주식의 추세만 보고 쉽사리 들어갔다 낭패를 본 경우가 많다. 의료시장에서 고점에 물린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블루오션'이라는 환상을 보고 쉽게 따라가다 당한 경우가 상당수다.

쫓아가는 방식으로는 결코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없다. 잘해봐야 본전이다.

또 개원가의 '블루오션'이라고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쉽게 성공하는 길은 없으며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자신만의 전략과 무기를 찾지 않으면 또 '고점'에 물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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