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의협, 건보법 개정안 두고 공방

장종원
발행날짜: 2009-02-06 12:05:23
  • 박형근 교수 "계약제는 의대신설 요구로 이어질 것"

건강보험제도를 바라보는 가입자인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인 의사협회의 시각 차는 극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6일 오전 대한의사협회 이상률 법제위원을 초청, 의사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법 개정방안에 대해 듣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이상률 법제위원은 ▲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역할 축소 및 이사장 권한 강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공급자 위원 확대 ▲요양급여기준 계약제 도입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개선 ▲허위청구기관 공표·포상금제 폐지 등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양질의 의료에 대한 국민의 욕구와 의료산업 선진화의 필요성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에 현행 건강보험제도는 많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특히 당연지정제는 질 향상에 대한 유인동기를 차단하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욕구를 배제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의사협회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현행 건강보험 제도가 민주적인 시스템이 아닌 억압적인 규제로 운영돼 왔으며 결국 고착화된 저수가는 비급여를 개발하는 의료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인 수가의 경우 상호 동등한 조건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구조이다보니, 공급자는 만족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행하는 것이고 수가로는 생존이 어려우니 비급여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양기관 계약제, 의대 신설 요구로 이어질 것"

지정토론자로 나선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는 요양기관의 계약제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 교수는 국내 병원시장의 경쟁은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등이 선도적으로 이끌어왔으며, 그 결과 서비스의 질은 높아지고 의료비는 큰 차이가 없는 편익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가격이 통제된 건강보험체계내에서 경쟁을 했기 때문이며, 요양기관 계약제 도입 후의 경쟁은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박 교수의 지적.

그는 "요양기관 계약제 도입은 필연적으로 공급자 확대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의과대학 신설, 기존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요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가협상 결렬 원인, 시각차? or 구조적 문제?

자유토론 시간에는 건보공단 관계자들이 질문 공세를 펼치며 의사협회의 논리를 반박했다.

건보공단 김경삼 보험급여실장은 건정심 위원 구성을 공익 6명, 가입자 6명, 공급자 12명으로 하자는 주장에 대해 "표결 처리에서 절대 질 수 없는 구조"라고 혹평했다.

김 실장은 "공익위원이 가입자가 아닌 공급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적지 않았음에도 의사협회는 공익과 가입자를 동일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은희 보험급여부장은 "의사협회가 건강보험법 개정작업에 나선 이유가 수가협상 결렬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하면서 "개별 의료기관의 과잉 투자까지 보상해달라는 공급자와 평균 진료에 기준을 맞추는 보험자간의 시각이 원인이지 재정운영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원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전철수 보험부회장은 "수가협상 결렬 원인은 수가 협상을 안할 수록 이익이 되는 현행 구조에 있다"면서 "계약을 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는 사례는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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