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교섭 어디로 가나… 6차교섭도 파행

장종원
발행날짜: 2004-04-28 18:57:16
  • 대형병원 관계자 집단 불참… 노조 교섭대상서 배제 검토

'사립대병원과 노조의 힘겨루기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28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열린 병원노사의 제6차 산별교섭은 사립대병원의 불참으로 교섭을 진행하지 못한채 참석자 모두 애써 온 발걸음을 다시 되돌려야 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는 매주 교섭과 투쟁 방침을 점검·논의하기 위해 전국 지부장의 산별교섭 참여를 의무화해 노조측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찬 반면 사측은 사립대병원장 뿐 아니라 실무진까지 빠져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보건의료노조 윤영규 위원장은 "사립대병원과 국립대병원의 불참상황에서 교섭을 진행하기가 힘들다"며 "지부장회의를 통해 이들을 배제하고 교섭을 진행할것인지를 포함한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며 착찹한 심정을 드러냈다.

민간중소병원과 지방공사의료원장들 역시 계속된 교섭불발에 한숨섞인 발언들이 이어졌고 소화아동병원 이성식 원장은 "대형병원들이 빠진채 중소병원만으로 산별교섭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지방공사의료원의 경우 5월11일, 12일에 걸쳐 열리는 행정자치부 장관 주재 주5일제 시행지침시달 회의에 참석하게 돼 교섭에 새로운 영향을 미칠 변수가 더해졌다.

그러나 산별교섭에 불참한 사립대병원들은 최근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교섭 자체를 거부한다기보다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줄다리기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1개 사립대병원은 최근 운영위원회를 통해 특성별교섭을 전제로 병원협회에 단체교섭권과 협약체결권을 위임했고, 병원협회는 노사전문가를 채용해 본격적인 교섭 준비를 진행중이며 조만간 노조에 정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섭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국립대병원 역시 지난 23일 노동부와 교육부 등과 함께 모임을 갖고 산별교섭참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달 4일 보건의료노조와 병원장간의 간담회도 예고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최근 윤영규위원장과 서울대병원장과의 재면담을 통해 충분한 뜻을 전달했다"며 "국립대병원들 역시 사립대병원의 움직임을 살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일부 사립대병원부터 교섭참가를 요구하는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으며 5월6일 전까지 지부 별로 1회 이상의 산별교섭 규탄집회 개최, 매일 병원장 항의 투쟁 전개 등 투쟁강도를 높여 병원측을 압박하고 있다.

또한 산별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5월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6월 중순에는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어 조만간 병원협회와 국립대병원의 입장표명, 노조의 투쟁 등이 맞물려 산별교섭은 논의의 급물살을 타거나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 곧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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