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산도 교수지위 안주면 지원 않을 것"

안창욱
발행날짜: 2009-09-21 06:45:10
  • 을지의대 백태경 부총장 법정 증언 "협력병원 교원 인정해야"

의대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에 근무하는 전임교원들의 지위가 불인정될 처지에 놓인 을지의대는 학생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의대 협력병원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는 18일 을지의대가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청구한 을지병원 소속 전임교원 불인정 처분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을 재개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을지의대 백태경 부총장은 의대 부속병원이 아니더라도 삼성서울병원, 길병원, 차병원,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는 전임교원들의 질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백 부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나 길병원 등에 근무하는 전임교원들의 강의 시간이 의대 부속병원에 근무하는 교수들보다 적지 않다”면서 “연구와 진료도 동일하게 하지만 차이는 없다”고 밝혔다.

을지의대는 부속병원인 을지대병원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재단 소속인 을지병원과 협력병원을 맺고, 매년 100여명을 을지병원에 파견, 학생 실습교육을 위탁하고 있다.

그러자 교과부는 지난해 8월 을지대병원 외에 을지병원 교수들의 전임교원 지위를 박탈하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을지대병원에서 충분히 학생 실습교육을 할 수 있고, 을지병원에 파견된 전임교원들이 학생 교육에 참여했다 하더라도 주업무가 진료이기 때문에 전임교원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게 교과부의 판단이다.

그러자 을지의대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심 변론이 진행중이다.

백 부총장은 을지대병원보다 을지병원 소속 임상 전임교원들의 주당 학생 강의시간이 더 길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을지대병원 임상 전임교원의 경우 주당 평균 15시간를 가르치지만 을지병원 소속 교원들은 16시간에 달한다는 게 백 부총장의 증언이다.

또 백 부총장은 “을지대병원, 을지병원 소속 교수들은 교육 외에 모두 연구실적이 있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급여 차이가 없다”면서 “소속 법인격이 다를 뿐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차이가 없다면 전임교원들이 의대 부속병원과 의대 협력병원 중 어느 쪽을 선호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백 부총장은 “교원 지위에 차이가 있다면 부속병원을 선호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백 부총장은 “을지의대는 후발주자로서 우수한 교육기회를 제공해 질 높은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부속병원만으로 의대생들을 교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교수당 학생 수를 줄여 1대1 도재식 교육을 통한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부속병원만으로 한계가 있으며, 협력병원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백 부총장은 “전임교원 지위를 보장하지 않으면 우수한 인력이 지원하지 않는다”면서 “교과부 행정처분이 내려지면 상당수 교원들이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교수들은 박봉이지만 학생 교육과 연구를 하기 위해 대학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그런 분들의 교원 자격이 상실되면 잃어버리게 되고,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도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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