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내시경 질관리

발행날짜: 2010-07-15 06:28:59
얼마 전 내과개원의가 개발한 내시경 질관리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내시경 결과 기록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돼 환자 진료와 병행하기 벅찼다”며 “대기환자가 많을 때는 제대로 기록을 하기란 쉽지 않다”고 프로그램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평소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오죽했으면 진료하기에도 바쁜데 이런 프로그램을 개발했을까 싶다.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수기로 적어야 하는 불편을 크게 감소시켜준다. 환자의 상태를 수기가 아닌 클릭 한 번에 기록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다.

번번이 기재해야하는 간호기록지, 환자동의서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개발한 개원의는 “사실 이런 프로그램은 정부차원에서 만들어서 배포했더라면 내시경 질관리에 대한 개원의들의 불만을 조금은 불식시킬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실제로 그가 전에 사용하던 내시경 결과 기록지를 살펴보니 대부분이 공란으로 비워져 있었다. 수기로 일일이 설명을 적으라는 얘기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환자의 얼굴을 마주하고 상담을 할 시간에 문서작성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개원의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검진의사회, 개원내과의사회 등 검진을 하는 개원의들은 최근 내시경 질관리 강화로 불필요한 서류작성이 늘어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은 수긍이 간다.

최근 의약분업 10년을 맞이해 곳곳에서 준비되지 않은 제도로 건보재정 파탄 등 문제가 많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내시경 질관리는 1차 의료기관의 검진 활성화를 위해 분명 필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추후에 준비되지 않은 제도로 평가받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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