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 인기에 한숨

발행날짜: 2010-09-01 11:31:31
  • 유명 제모기 출시에 피부과, "환자 더 줄 것" 우려

# 전신 제모를 고민하던 A씨는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5회 기준, 전신 제모 비용이 1백만원을 호가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이러던 차에 인터넷으로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가 출시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가격도 의원에서 시술 받는 비용보다 저렴했다. 게다가 추후에도 자가 제모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모기 구입이 훨씬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입을 결심 했다.

해외 유명 T레이저 제모기가 한국에 런칭되자 피부과에선 과열된 제모 시장이 환자들이 더 떨어져 나가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기기가 국내에 런칭된 건 불과 3개월. 하지만 이미 해외에선 '우수 미용기기 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일본에선 수년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기기다.

벌써부터 T레이저 제모기를 사용한 환자들의 후기가 꼬리를 물며 입소문 붐을 일으키자 해당 수입 업체는 매달 수천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어 제모에 관심이 많은 한국에서도 해외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관망하고 있다.

T레이저 제모기가 인기를 끄는 것은 국내 유일한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라는 점이라는 것 외에도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제모 시장에서 가격 할인 경쟁이 벌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전신 제모는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겨드랑이, 팔하완, 종아리를 포함한 전신 제모는 5회 기준, 보통 1백만원을 넘어 쉽게 받기 힘들지만 T레이저 제모기의 가격은 69만원으로 의원에서 시술받는 비용보다 저렴하다.

강남의 R피부과 원장은 "지금까지는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가 제대로 된 제품이 없어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이번 레이저 제모기를 계기로 가정용 의료기가 물꼬를 트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피부과를 포함한 일반 의원에서도 레이저 제모를 하며 가격 경쟁을 하고 있는 판국이라 별로 수익성이 남지 않는 상황에 의료기기도 참여, 환자가 더 줄어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B 피부과 원장도 "제모가 비급여 항목이라 의원 경영 수익에 비중이 있는데 의료기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 아무래도 수익이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전신제모 대신 레이저 제모기를 구입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 아무래도 가격을 더 할인시키는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

게다가 5회 제모를 받은 이후에 다시 관리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가정용 기기를 구입하면 아무래도 고정 환자가 줄어들지 모른다는 게 제모 중심 의원의 걱정이다.

그는 이어 "가정용 레이저 제모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잘못된 사용법으나 오작동으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며 "안전을 위해선 의원에서 제모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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