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병원 광고 오히려 독 된다

발행날짜: 2010-09-28 06:46:21
  • 개원 초기에 무리한 광고 '안티 환자'만 유발

얼마 전 개원한 A클리닉의원 이모 원장은 환자유치를 위해 개원과 동시에 적극적인 광고 공세를 펼쳤다. 이 원장의 계획대로 환자는 증가했지만 막상 병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자가 늘어난 것까진 좋았지만 이를 지원할 직원과 시설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의료서비스에 불만족한 환자들이 병원 게시판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병원 전체 이미지를 훼손했다.

치열한 개원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원의들이 무리한 광고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개원의들이 개원 초기에 무리하게 광고를 진행했다가 역효과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에는 거액의 광고비를 투자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제대로 된 방법과 시점을 선택하는 게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비만클리닉 이 원장은 “개원 직후, 환자 상담실 공간도 협소하고 직원 채용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환자가 급증하다 보니 진료에 과부하가 발생했다”며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가 늘었고 이는 곧 악성댓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B피부과의원 김모 원장도 병원을 이전하면서 병원 광고를 진행했다가 낭패를 봤다. 의욕에 넘쳐서 개원 한 달 전부터 광고를 시작했던 게 문제였다.

신규 레이저장비를 들여 놓는다는 내용의 광고를 보고 환자가 찾아왔지만, 김 원장은 개원 이전으로 의료기기 업체로부터 장비를 받지 못해 환자를 되돌려 보내야 했다.

김 원장은 “신규 장비로 시술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환자는 결국 짜증을 부리며 나갔다”며 “그 후 병원 게시판에 부정적인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주변 아파트상가 주민이 주 타깃인데 괜히 입소문이 더 확산될까 우려스럽다”며 “의욕에 넘쳐서 한 광고가 독이 됐다”고 했다.

C피부과네트워크 관계자는 “최근에는 의료기기 업체 등 주변에서 신규개원의들에게 개원 이전부터 광고를 해야 환자들이 몰린다는 얘기가 있지만, 자칫 환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개원 이후에 지역적 특성이나 상황에 맞춰서 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들의 시선을 잡기 위한 개원의들의 무리한 과장광고도 문제다.

과장 및 허위광고는 자칫 의료법 위반이 될 우려가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이비인후과개원의협의회 신광철 공보이사는 “과장광고는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며 “가령 체질개선을 해준다고 광고해 당장은 환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실제로 효과가 없으면 1~2년 후 환자들이 급감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개원컨설팅 관계자는 “간혹 방송에 출연했다가 주목을 끌기 위해 치료효과에 대해 과장해서 말했다가 오히려 환자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치료에 대한 부분은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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