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도 마음대로 못한다" 입주 개원의들 삼중고 호소
<기획> 대형마트 내 개원입지 현주소마트 내 개원은 환자 확보라는 메리트를 갖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손꼽히는 것은 높은 임대료과 관리비 등이다.
대형마트 내 개원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얼어붙은 개원 시장에도 불구하고 대형할인 마트 내 개원은 매물 찾기가 쉽지 않다. 전국적으로 마트의 규모가 커지고 이용객이 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보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메디칼타임즈>는 대형마트 내 개원의 현주소와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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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형마트가 갖는 매력 세가지
<2> 입지와 성격, 과목별 궁합도 고려해야
<3> 365일 연중 무휴…'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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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트 이용 고객 수가 입점 의원 수익에 직결되는 만큼, 입지가 나쁜 마트에 개원할 경우에는 손실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게 현재 마트 내 개원한 원장들의 전언이다.
마트 외에 간판 설치 등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전무하고 마트 이용객을 제외하면 재진 환자나 단골 환자 수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높은 임대료에 관리비까지 '부담'
마트 내 개원 임대료는 얼마 정도나 될까. 마트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30평 기준으로 임대료 300만원 정도다. 보증금은 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차이가 있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마트에 전기세 등 명목으로 제공하는 관리비 200만원을 포함하면 한 달에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돈만 500만원에 달한다.
마트 내 입점 의원이 대부분 가정의학과나 소아청소년과, 내과로 한정돼 있어 비급여항목이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할 때 부담되는 액수다.
서울 B마트에 개원한 김모 원장은 높은 임대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는 "5년 전 개원했을 당시만 해도 200만원 대의 임대료가 지금은 3백만원을 훌쩍 넘어 섰다"며 "매년 임대료는 올라가고 있어 겨우 수익을 보전하는 형편이 됐다"고 전했다.
매년 재계약할 때마다 10~20% 가까이 오르는 임대료에 페이닥터·간호조무사 임금 등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한달에 1천만원 이상을 벌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진료 강행군에 육체·정신적 피로 상당해"
마트 내 의원 대부분은 연중 무휴 진료를 하고 있다.
주말에 몰리는 환자 때문에 자발적으로 진료에 나서기도 하지만 마트의 눈치를 보느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억지 진료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C마트 입점 개원의는 "일요일 진료는 사실상 마트 눈치보기의 결과"라고 했다.
마트 측에서 웬만하면 마트 영업시간에 의원 개·폐점 시간을 맞추기를 바란다고 눈치를 준다는 그는 "1년 단위로 마트와 재계약을 해야 하는 '을' 입장에서는 일요일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진료하고 토·일요일은 저녁 6시까지 한다"며 "페이닥터를 고용하기는 했지만 비용 부담과 함께 육체적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장기간의 진료 '강행군'이 상당한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안기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의 불만 사항이 마트 고객 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것 또한 개원의들에게 부담스러운 요소다. 게다가 실내에서 돌출형 간판과 배너 광고판 설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의원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은 마트 내 개원 전 반드시 고려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공 개원 위한 전략은? "마트 입지, 이용객 분석"
성공적인 마트 내 개원을 위해선 마트 입지와 개원 부지 주변의 매장 분석이 필수적이다.
홍보나 실력이 뛰어나도 이용객 이용객이 적으면 의원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게 개원 컨설턴트들의 지적이다.
개원정보114 이성길 팀장은 "변수가 많기는 하지만 일단 유동인구가 많으면 환자 유입 가능성이 커지게 마련"이라면서 "마트 내 개원을 고려 중이라면 반드시 마트 입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트 내 개원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하는 문제에서 실력이나 홍보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트 외부에 간판이 노출되지 않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자 층의 대다수를 마트 이용객에 의존해야한다는 점은 마트 내 개원의 불리한 점이기 때문이다.
원메드텍 김석제 팀장은 "대형마트면 무조건 된다는 식의 '묻지마 개원'은 실패 확률이 높다"며 "유동인구가 곧바로 환자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용객의 성별 내지 연령층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