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방송광고 허용, 기대 보다 우려 커

발행날짜: 2011-01-17 06:48:05
  • 빈익빈 부익부 초래…일각선 광고 준비 끝내

|분석|의료기관 방송광고 허용이 미치는 영향

#1. D성형외과 네트워크의원은 지난해부터 영상광고 제작을 마쳤다. 일단 극장광고를 위한 것이지만 앞으로 TV광고까지 고려한 것이다. D성형외과 관계자는 "의료기관 TV광고가 허용되면 즉시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2. S비만클리닉 네트워크 관계자는 "TV광고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광고매체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라면서 "특히 대중은 영상광고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기 때문에 광고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D성형외과 극장 광고 중 일부.
최근 네트워크병·의원들은 방송광고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은 선점 효과를 노리며 방송광고 허용 즉시 방송광고에 뛰어들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자본력을 갖춘 네트워크병의원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방송광고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 네트워크 관계자는 "극장 광고를 통해 영상 광고의 효과를 체감했다"면서 "영상 광고를 접한 이후 소비자들은 해당 의료기관에 대해 인지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트워크 관계자는 "일각에선 광고의 폐해에 대해 지적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시각은 기대 이상으로 높다"라면서 "굳이 광고를 제한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의원 방송광고 허용, 환자 경제적 부담 가중"

그러나 의료기관 방송광고 시장 개방에 대해 심각한 위험성을 제기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병원 광고가 넘쳐나게 되면 의료라는 분야가 시장경제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전문병원 관계자는 "방송광고 비용부담은 의료기관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일 것"이라면서 "경쟁적으로 광고전쟁이 시작되면 결국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등 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병원 관계자는 "비용 대비 광고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의료계 관계자들은 가까운 예로 최근 척추·관절 전문병원 관련 광고가 범람하면서 불필요한 디스크 수술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전문의약품 의료기관 광고허용 관련 긴급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물론 패널까지 의료기관 광고 허용에 대해 우려를 쏟아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의료기관 방송 광고 규제를 풀면 거대 자본을 가지고 있는 대형병원 만이 방송광고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방송광고에 따른 비용 부담은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려 동네 병·의원이 쇠퇴하면 결국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늘어나고 환자의 의료접근성도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주승용 의원 또한 "방송광고 허용으로 의료계가 광고비용을 투자하면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인 국민 부담으로 작용하고 특히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복지부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려를 제기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의료광고 분야의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합의한 사항이라고 밝혔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광고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광고로 획득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며 불필요한 의료수요를 창출할 수 있고,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가능성이 있어 허용에 따른 편익보다 사회적 비용이 훨씬 크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의료기관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문제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전문약 보다 의료기관 광고의 폐해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방송에 의료진 인터뷰만 나가도 환자가 몰리는 데 본격적으로 의료기관이 방송 광고를 시작하면 환자 쏠림현상은 심각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의료광고의 폐해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의료기관이 방송광고에 뛰어들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광고 심의를 강화하면 의료기관 방송광고 폐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심의만으로 문제를 막기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더 우세하다.

의사협회 산하 의료광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관 방송광고에 대한 심의 기준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초기에는 이미지 광고 위주로 하겠지만 점차 의료장비나 의료시술이 광고될 경우 파장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방송광고는 의료의 정보 비대칭을 해결할 수 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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