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이 병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검토중이고, 언론들은 이들의 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병원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병원이 파업 중인 상황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했는데도 사실이 와전되고 있다는 것이 이 병원의 항변이다.
노조도 노조 나름대로 할말이 있다. 당시 응급실은 필수 유지업무에 포함돼 파업과 무관하게 운영됐다는 것이다.
물론 한 생명이 꺼져가는 상황을 무책임하게 방관할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는 의사도, 간호사도, 의료기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4살의 환아가 자신의 고향에서 대학병원을 전전하다가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파업이 병원 운영에 지장을 주었을 수 있다. 또한 그 상황에서 의사가 보기에 그리 병세가 중하지 않아 전원을 유도했을 수도 있다.
노조 또한 응급실만은 지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다른 대학병원들도 그 시간에 더욱 중한 환자들을 보느라 부득이하게 이 환아를 치료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많은 이유들로 환아는 결국 세상을 등졌지만 그 이후에도 이들은 너무도 할말이 많다.
정부의 예산을 받고 있던 병원은 수차레에 걸쳐 시간대별로 조목조목 당시 상황에 대해 반론하며 뒷걸음질 치고 있고 혹여 불똥이 튈까 걱정이 된 노조도 연일 보도자료와 성명서를 내놓으며 내 책임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다.
다른 대학병원들은 숨을 죽이는 모양새다. 굳이 한 병원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데 고개를 들 이유가 없다는 판단일 것이다.
뒤늦게 정부도 사건을 조사하고 나섰지만 워낙 몸통이 큰지라 꼬리를 자르려는 모양새다. 이마저도 뒤늦게 비난이 쏟아지자 조금 더 자르겠다며 길이를 맞추고 있다.
결국 여기저기서 각자의 주장이 쏟아지다 보니 한 환아의 죽음은 이미 잊혀지고 있다. 서로가 치고 받다 보니 어디서 싸움이 시작됐는지도 모르는 꼴이다.
KTX의 발달로 대구의 환자들이 서울로 빠져나간다며 관내 대학병원들이 TFT까지 꾸려가며 대책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연 KTX 때문인지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