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신을 이겼다

박경철
발행날짜: 2004-07-19 06:36:44
  •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연합 클리닉 원장)

<고정칼럼 집필자 소개>
인터넷에서 필명'시골의사'로 통하는 박경철 외과전문의는 국내 최고의 사이버애널리스트로 MBN 주식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식시장에 대한 남다른 철학과 날카로운 분석력을 인정받고 있다.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에고"에 대한 접근 방식은 문화권 마다 다르다.

서양에서는 프로이드와 융의 집단 무의식에서 출발해서 " 이미 확실히 존재한다고 믿는 자아" 에 대한 회의없는 탐색을 ,, 유가에서는 기와 이를 바탕으로 심학心學과 이학理學을 "체體와 용用"의 관계망으로 ,, 불가에서는 "자등명 법등명 自燈明 法燈明"이라는 말처럼 " 자아의 공성空性" 을 자각하는 마음이 곧 "참 나 眞我"라는 시각으로 접근한다.

이에비해 티벳의 현자들의 견해는 약간 다르다,

티벳의 현자들은 에고의 기능을 " 모양의 군주 "와 " 언어의 군주 " " 마음의 군주 " 라는 유물론의 세 군주라는 은유를 사용하여 설명하는데. 이것은 곧 육체의 안락, 안정, 쾌락에 대한 추구를 암시하고 있다.

이중 " 모양의 군주"는 육체의 편리를 위해 무엇을 생산하고, 제도를 만들어내면서 자연을 통제하는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르킨다, 즉 쾌락과 편리를 위해 무엇을 변화 시키거나 혹은 변화를 강제하고, 자기를 위한 보금자리를 만들려는 인간의 욕망 말한다.

" 언어의군주 "는 세상과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지성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세상과의 관계에서 이데올로기. 철학, 종교와 같이 무엇을 정당화하고 신성시하려는 관념의 체계들은, 우리에게 주체성과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에대한 해석을 제공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념 그자체 보다 에고의 관점에서 그것들을 긍정적으로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성향을 가지는데 이것을 "언어의 군주라고 부른다"

즉, 이념이나, 철학, 신앙의 부분에서 그것의 지향점이 틀린것이 아니라, 그것을 유리하게 해석하고 억지로 자신에게 유리한 개념을 끌어내서 적용하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시도가 바로 "언어의 군주"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 마음의 군주 "는 깨어있음 자체를 유지하려는 의식의 노력을 말한다,

예를들어 우리가 나의 맑은 자아를 위해 명상을 한다면, 그것은 곧 "아상 我相"을 잡기위한 마음의 군주가 나를 다스리는 것이며, 이때 명상으로 "발견하는 나"라는 것은, 사실 "참 나"가 아니라 레고블럭처럼 내가 "만들고 싶은 가공의 나" 라는 것이다.

이렇듯 에고는 자신의 질에 맞도록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다.

또 이와 같은 패턴을 만들 수 있을 때, 에고는 대단한 성취감과 흥분을 느낀다, 그리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고약해져서, 마침내 무엇으로도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단단한 벽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은 개인 뿐 아니라 집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생뚱맞게 필자 스스로도 잘 정리되지 않는 "마음"이라는 개념을 이자리에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아서 독자들께 송구하지만, 필자가 난데없이 " 티벳선사의 마음공부 "를 들고 나온 이유는 딱 한가지 이다,

지금 세상은 누가봐도 어수선하다,

넓게보면 이념이 무너진 자리에는 종교가 들어서서 "속임수의 신화"를 바탕으로 쟁투하고, 남녀,귀천,빈부,동서,장유등 "상생의 개념"들은 어느새 "대립의 언어"로 자리를 바꾸어 앉았고, 좁게보면 당장 우리 의료계에도 어느새 의사와 약사, 의사와 간호사, 의사와 의료기사, 의료인과 비의료인등 반드시 상생해야 할 직역군들이, 무엇에 홀린 듯 각자 처절한 투쟁의 링으로 하나씩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현상" 보다는 " 원인"을 주목해야 한다,

이를테면 "체용體用"의 관계에서 " 체 보다는 용 " 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예를들어 간호사가 방문의료의 주체로 나서겠다는 것도, 물리치료사가 독립 개원을 외치는 것도, 임상병리사가 심전도는 고유업무라고 말하는것도, 각자가 "체와 용"의 관계에서 "용 用"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노짱이 노빠를 거느리고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도, 그전에 미순이와 효순이가 탱크에 희생되었기 때문도 아니며, 수십만이 대선직전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기 때문만도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명계남 문성근이 노빠가되고, 미순이 죽음에 수십만의 촛불이 등장 한 것도 .,, 혹은 그 반대로 서해교전의 장병의 죽음이 애써 외면되고, 의문사위에 빨갱이들이 설치고 다니는 것도....

그것의 현상( 용用)이지 원인(체體)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이 모든 일들은 명계남 문성근이 설치고, 상고출신 노통이 대통령이되고, 좌익들이 나라를 삼킬 듯이 설쳐서 일어난 " 만들어진 일이 " 아니라( 실제 본인들은 자기들의 힘 이라고 생각하던 말던 ).. 실로 때가 그러했기 때문이며, 시대가 " 참 " 보다 , 마음의 군주,말씀의 군주, 모양의 군주를 전면에 내세우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빠와 명계남은 행복하고, 조중동과 의사는 괴롭다.

지금 세상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강력한 삼투작용이 일어나고 있다, 이 삼투 작용은 프로레탈리아의 우위를 위한 혁명의 전운도 아니고, 용화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동학의 "외침"도 아닌,,, 지금 우리가 역사의 정립 이후 극단적 반정립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이것의 힘은 "검사를 검사 스럽게"하고, "변호사들을 대리로 취업 시키며"." 별 네개가 말똥 보다 못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렇다 이것은 삼투압이다,

물은 원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그것이 어느 순간 농도가 높은 곳에서 옅은곳으로 흐르기도 하는 것이다.,

나무는 키가 자랄 수록 삼투압이 강해야 살아 남는다, 그래서 나무는 자라기 위해서 점점 쎈 삼투압으로 물을 빨아들이고, 그것은 곧 나무의 생존이 된다, 그러나 언젠가 나무가 만약 재크의 콩나무처럼 하늘까지 자라기를 바란다면 중력의 힘이 삼투를 이기고 나무는 말라서 쓰러지게 될 것이며 그것이 바로 바벨탑의 교훈이기도하다.,,

어쨋거나 이것은 변증법이다,,.

그것은 변호사건. 법관이건 , 장성이건, 재벌이건, 의사이건 누구던 간에, 관계망에서 삼투압의 파이프가 닿는 집단에게는 공히 적용되는 것이며. 그 압력은 극점에 달 할때까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옅어지기는 커녕 점점 그 압력이 가중될 것이다.

.........여백...............

프랑스 바스티유가 파옥되던 날 당시의 정론지 " 르 메종"은 일면 머리기사로 " 악마가 신을 이겼다" 라고 썼다,

그러나 지금 프랑스는 그날을 혁명기념일로 기억한다..

당시 루이의 친구이자 충성스러운 시종장 " 쟝 프랑소와"는 " 10%를 주고 90%를 지키자"고 읍소했지만, 결국 그의 읍소는 마리의 붉은 입술로 명령된 길로틴의 굉음에 그의 목과 함께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그로부터 두달 후 루이와 마리도 길로틴에서 사라져갔다..

오늘 필자는 다루기 어려운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어질 비난으로부터의 면책받기 위하여 오늘자 칼럼은 현학으로 포장하고, 극단적인 비약과 은유를 넘나들면서 결론을 유보했다, 물론 독자들께는 대단히 불친절한 형식임을 알지만, 그것이 필자의 비겁합에서 비롯한 것임을 부인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가지 사실 이 글에서 필자가 하고 싶은말은...

" 100 을 끌어 안고 결국 90일 잃기 보다는 ( 사실 이미 20쯤은 잃었다) , 차라리 10%을 주고 나머지 90%를 지키자" 는 이야기인데. 이 정도는 그냥 끝 말의 여운으로 남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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