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개원의사의 죽음

박진규
발행날짜: 2004-12-27 07:04:22
한 젊은 의사의 죽음에 개원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일 전남 여수에서 의사회 회식자리에 참석했던 박광천 원장이 오후 9시께 계단에서 넘어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결국 20일 숨을 거뒀다.

숨진 박원장은 중앙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외과 전문의자격을 딴 뒤 다시 4년간 성형외과학을 공부하고 사고발생 1개월전 자신의 고향연 여수에 '선이고운 의원'을 개원했었다.

사고직후 그가 뇌사에 빠지자 그의 가족들은 왜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으며, 초기 대응에 미흡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개원가에 큰 파문을 던졌다.

그의 가족들이 잇따라 의사 사이트에 글을 올려 진상을 규명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이같은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며,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 나갔다. 유가족들은 박원장이 보건소의 지적을 받고 3차례나 간판을 바꿔달았으며, 고발자들이 다름아닌 여수시 의사회 관계자들이었으며, 박원장의 친구들이 "지방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들에게 잘보여야 한다"고 하는등 텃세에 시달렸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이같은 소식은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각 사이트에는 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고 여수시의사회의 성실한 답변을 촉구하거나 대오각성하라는 식의 글들이 넘쳐났다. 그의 장례가 치러진 이후에도 사건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간판법의 모순을 지적하는 글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하지만 여수시의사회는 여기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이사가 인터넷에 글을 올려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는데 그칠 뿐이다. 하지만 자신들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대응을 자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찌 됐던 의사회 회식자리에서 사고가 났고, 회원이 사망한 만큼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가 뒤따라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여수시 의사회가 보여준 태도는 바람직한 모습이 결코 아니다.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