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경영의 개념과 병원 비전 선언

김양균 교수
발행날짜: 2007-01-15 06:27:44
  • 김양균(경희대 의료경영전공 교수)

이제 경영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가도, 기업도, 서비스도, 의료도, 심지어 가정도 경영해야 한다고 흔히 이야기한다.

많은 사람들은 경영을 잘한다고 하면, 조직을 잘 운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잘 운영되지 않으면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들 말한다. 그럼 경영이란 무엇인가?

아마 이 질문에 대해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경영을 하고 있거나, 경영에 연관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도 경영에 대한 기본적 컨셉(Concept)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의 개념은 조직이 왜 존재하는가? 에서 출발하여, 둘째 조직의 목표는 무엇인가?, 셋째 목표달성의 기준은 무엇인가?, 넷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경영활동을 하여야 하는가? 다섯째 경영자가 하는 일은 무엇이며 어떠한 역량이 필요한가?, 여섯째 가치창출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경영이란 모인 사람들이 공동으로 정한 사업을 함께 추구하는 활동을 말한다. 공동사업이란 구체적으로 생산할 제품이나 서비스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병원이나 의원은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 등 진료지원으로 이루어진 구성원들은 의료서비스를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러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경영은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는 일종의 활동적인 기술이다.

의료기관은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사업을 하는 것이다. 모든 조직은 본질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사업을 가지고 있다. 그 사업의 활동 내용은 조직의 존재이유이며, 이러한 존재의 이유를 조직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버나드는 ‘경영자의 기능’이라는 책에서, 조직이 갖추어야 하는 3가지를 의사소통(communication), 공헌에 대한 의지(willingness to serve), 그리고 공통의 목적(common purpose)라고 표현하였다.

여기에서 공통의 목적이란 것이 존재의 이유이며, 흔히 다른 용어로 조직의 임무(mission)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어떠한 조직은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료가 필요한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고, 어떤 조직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되고, 또 다른 조직은 가능한 한 가장 편리하게 의료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또는 특정한 조직 예컨대 회사나 기업에 소속된 집단에게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 각 조직마다 그 존재의 이유 또는 조직의 목적은 상이하다.

조직의 목적 또는 임무는 이것에 대한 선언문(mission statement)을 통해 나타나게 된다.

몇몇 의료기관의 임무 선언문을 예와 자신이 속한 조직의 그것과 비교해 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흔하게 듣고 있는 메이요 클리닉의 임무에 관한 선언문은 “메이요 클리닉은 임상적 진료, 교육, 연구의 통합을 통해 매일매일 모든 환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파운데이션(Cleveland Clinic Foundation)의 경우에는 “교육과 연구 환경에서 최상의 품질을 가지고 환자의 아픔까지도 생각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노인전문 선교병원인 세인트 마르틴 인 더 파인(St Martin's-In-The-Pine)은 “노인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치료와 연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교적 직무를 통해 하느님께 봉사한다.”라는 임무선언문을 채택하고 있다.

경영의 목표란 조직의 존재 이유를 기초로 경영활동하면서 미래에 달성하고자 하는 기준 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에서의 목표는 환자수를 포함한 진료실적, 매출규모, 순이익, 시장점유율과 같은 경영목표를 세우게 된다.

이것은 조직 전체의 목표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하부조직에서 적절하게 분할하여 달성할 목표를 세운다. 이러한 환자실적 및 재무적인 목표 이외에 다른 목표도 세워야 한다. 종업원만족이나 고객만족에 관해서도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예컨대, 작년 우리 병원 또는 의원의 고객만족도가 5점 만점에 3.5점이라고 한다면, 올해의 목표는 3.8점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다.

목표는 숫자가 포함되는 정량적 목표와 숫자가 포함되지 않은 정성적 목표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앞에서 제시한 환자실적, 재무적 목표 및 환자만족 목표는 정량적인 것이지만, ‘우리 병원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을 한국 최고 수준으로 한다.’라거나 ‘종사자자 가장 만족하는 의료기관이 된다.’등과 같은 정성적인 목표도 세울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목표가 달성되어 축적되면 나타나게 되는 미래상이 제시된다. 이것이 비전이며 비전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 다음은 비전에 대한 메이요 클리닉의 비전선언문이다.

1) 양질의 의료와 환자와 고객의 가치, 조직원들의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다.
2) 다른 보건의료 조직과 연계된 진료체계와 재무 체계의 국가적 모델이 된다.
3)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변화, 재설정, 재창조해 나아간다.
4) 더욱 건강한 지역사회를 창조해 간다.
5) 치료를 위한 가장 좋은 장소와 근무하기 가장 좋은 장소를 추구한다.

이상의 비전선언문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우리나라의 일반 기업이나 의료기관과는 달리 종사자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도 비전에서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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