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개편에 분노한 요양병원 "망하라는 거냐"

안창욱
발행날짜: 2009-04-29 06:49:33
  • 심평원 차등수가 개선안에 반발 "사정 매우 절박" 호소

앞으로 의료법상 의사, 간호인력을 충족하는 요양병원은 입원료가 가산되지만 그렇지 않은 기관은 감산하는 방향으로 수가가 개편될 전망이다.

그러나 요양병원들은 입원료 가산폭이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심평원은 28일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 개선방안’을 주제로 심평포럼을 열었다.

이날 심평원 이건세 심사평가연구실장은 “의료법 기준을 넘어 인력 수준이 높은 병원에 대해서는 충분히 보상하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강하게 감산해 위기의식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병상 대비 의사, 간호인력에 따라 입원료를 차등지급하는 방식을 의료법상 환자 수 대비 의료인력 수에 따라 재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현 의료법상 의료인력 기준은 의사가 환자 40명당 1명, 간호사가 6명당 1명이다.

심평원이 제시한 개정안은 의사 차등수가의 경우 △1등급 35대 1 이하, 특정과목 전문의 비율이 50% 이상일 때 △2등급 35대 1 초과~40대 1 이하 △3등급 40대 1 초과~50대 1 이하 △4등급 50대 1 초과~60대 1 이하 △5등급 60대 1 초과 등으로 나눴다.

등급에 따른 차등수가는 1안이 △1등급 35% 가산(5990원) △2등급 0% △3등급 30% 감산(-5140원) △4등급 40% 감산(-6850원) △5등급 50% 감산(-8560원) 이다.

2안은 △1등급 20% 가산(3420원) △2등급 0% △3등급 15% 감산(-2570원) △4등급 20% 감산(-5140원) △5등급 40% 감산(-6850원) 이다.

2안대로 개정되면 의사 차등수가는 1등급이 1710원에서 3420원으로 가산되지만 다른 등급에서는 기존수가와 별 차이가 없게 된다.

심평원은 간호사 수가 역시 환자 대비 간호사 비율에 따라 1안(최고 50% 가산~60% 감산)과 2안(50% 가산~50% 감산)을 각각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공단은 찬성 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공단 김홍찬 수가급여기획부장은 “병상 기준에서 인력 기준으로 차등수가를 전환하고, 1안보다 2안이 더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1안으로 하면 높은 가산을 받기 위해 불요불급한 인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을 촉발하고, 이로 인해 사회적 입원이 증가할 수 있으며, 과도한 인센티브가 수가인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요양병원계는 심평원의 수가개편안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박인수 회장은 “현 수가는 인건비가 반영되지 않아 의사와 간호인력 등급을 각각 2등급, 3~4등급으로 낮춰야 경영상 적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2안은 부적절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박 회장은 “수가 개편을 하려면 1안을 검토하되 차등폭을 재조정해야 한다”면서 “의사와 간호사 인력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면 적정 가산수가를 보장하고, 기준에 미달하면 강력한 자구노력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을 동시에 충족하느냐에 따라 가산폭과 감산폭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노인의료복지복합체협회 김덕진(희연병원 이사장) 회장은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제기하고 나섰다.

김덕진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요양병원 일당정액수가가 시행된 후 월 매출이 7천만원 감소한 반면 인건비가 4천만원 증가해 한해 10억원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면서 “이것이 과연 적정한 진료비 보상인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그는 “서비스 질은 최고 수준인데 수가 구조로 인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하는 일류병원들은 올해 중반부터 문 닫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수가를 시급히 현실적으로 개선해야지 시간을 끌다가는 일류 병원들이 다 도산하고 말 것”이라면서 “지금 사정이 매우 절박하기 때문에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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