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뉴스 2기 필진 한림의대 2학년 이영민
비행기가 곧 착륙할 것을 암시하듯 창밖의 날개가 연신 움직이기를 반복한다.
그 뒤로는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정도의 네온 간판과 전등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전경이 쏟아진다. 그와 동시에 기내에서는 스튜어디스의 유창한 영어 안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Ladies and Gentlemen, we are now preparing to land on New York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the local time now is half past ten p.m and..."
그렇다. 갓 사회로 발돋움을 시작한 예과생이 채 새내기의 허물을 다 벗어버리기도 전에 닥쳐온 한 학기간의 교환학생 생활의 서막이 드디어 오른 것이다.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통과하여 비자를 받고 타지에서의 숙소를 알아보느라 2학기 내내 안절부절 못하고 힘든 상태로 지내던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시절도 엊그제 같은데 의식을 차리기도 전에 2학년이 됨과 동시에 어느덧 혈혈단신 장거리 비행기에 몸이 실려 버린 것이다.
안내 방송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교환학생을 가게 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기에 과거 '아메리카 드림'을 일궈낸 나라에 가졌던 설렘과 언론 매체를 통해 많이 접했던 미국의 어두운 모습들에 대한 인식들이 어쩌면, 미국에 가졌던 설렘 반과 두려움 반이 착륙하는 그 순간에 증폭되고 있었으리라.
사실, 뉴욕이 최종 목적지는 아니었다. 필자가 다니게 된 학교는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 소재에 있는 대학교이다.
이곳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없었기에 우선 홍콩을 경유하여 뉴욕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끊고 뉴욕에서 배낭여행을 며칠 한 뒤에 뉴욕에서 탬파로 가는 미국 국내선 비행기를 따로 가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미국 대학의 개강이 보통은 1월 첫째 주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겨울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출국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게다가 출국하는 날까지 유학생 보험에 대한 승인이 미국 대학 측에서 나지 않았기에 불확실함을 안고 떠나는 이중고 속에서, 비행기 내에서 과연 홀로 외국을 떠나는 첫 번째 여정의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었다.
의대생에게 교환학생이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한 학기동안 예과생이 타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일종의 축복이다.
의과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은 잠시, 고등학교나 재수생활의 중압감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예과생들의 삶은 점점 목표의식을 잃어간다.
대학에 들어오면 꼭 해보고 싶던 일들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대다수의 예과생들이 인생에서 비교적 남아도는 2년간의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하다가 어느덧 본과를 맞이하게 되는 건 예사스런 일이 아니다.
이런 때에 한 학기동안 교환학생에 참여한다는 것은 무료한 삶에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된다.
이미 대다수의 의과대학들이 예과 때부터 정해진 전공과목과 필수로 들어야만 하는 교양강의를 제한하여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도록 막아놓는다.
심지어는 본과 과목들을 예과 2학년 2학기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자기계발을 할 기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떠나게 되면 주변에 친지가 없는 한 모든 일들을 자신이 해결하고 결정해야 한다. 바야흐로 진정한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인 것이다.
스스로의 독립심을 확립할 수 있는 시간이자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고 평소엔 생각도 못해보던 경험들을 직접 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 그리고 배움의 터, 그 중심에 바로 교환학생이 있는 것이다.
얼마나 바라던 순간인가. 그러나 그만한 책임감과 두려움도 동반되는 것도 사실이다.
20대 초반, 나는 충분히 성숙했다고 자위하던 그 오만함은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함과 동시에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어느덧 비행기는 JFK 공항의 게이트와 도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나의 교환학생 생활도 미국과 도킹하기 시작한다.
쿵쾅쿵쾅. 이것은 비행기에서 나는 소리인가 아니면 내 가슴이 뛰는 소리인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몽롱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비행기에서 안내방송이 흐른다.
"Hope you enjoy your stay in this wonderful city."
그렇다. 이제 내가 한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온 것이다.
2편에서 계속…
그 뒤로는 눈이 부시다 못해 시릴 정도의 네온 간판과 전등들이 찬란하게 빛나는 전경이 쏟아진다. 그와 동시에 기내에서는 스튜어디스의 유창한 영어 안내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Ladies and Gentlemen, we are now preparing to land on New York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the local time now is half past ten p.m and..."
그렇다. 갓 사회로 발돋움을 시작한 예과생이 채 새내기의 허물을 다 벗어버리기도 전에 닥쳐온 한 학기간의 교환학생 생활의 서막이 드디어 오른 것이다.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을 통과하여 비자를 받고 타지에서의 숙소를 알아보느라 2학기 내내 안절부절 못하고 힘든 상태로 지내던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시절도 엊그제 같은데 의식을 차리기도 전에 2학년이 됨과 동시에 어느덧 혈혈단신 장거리 비행기에 몸이 실려 버린 것이다.
안내 방송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필자가 교환학생을 가게 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기에 과거 '아메리카 드림'을 일궈낸 나라에 가졌던 설렘과 언론 매체를 통해 많이 접했던 미국의 어두운 모습들에 대한 인식들이 어쩌면, 미국에 가졌던 설렘 반과 두려움 반이 착륙하는 그 순간에 증폭되고 있었으리라.
사실, 뉴욕이 최종 목적지는 아니었다. 필자가 다니게 된 학교는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 소재에 있는 대학교이다.
이곳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가 없었기에 우선 홍콩을 경유하여 뉴욕으로 들어가는 비행기를 끊고 뉴욕에서 배낭여행을 며칠 한 뒤에 뉴욕에서 탬파로 가는 미국 국내선 비행기를 따로 가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미국 대학의 개강이 보통은 1월 첫째 주였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겨울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출국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게다가 출국하는 날까지 유학생 보험에 대한 승인이 미국 대학 측에서 나지 않았기에 불확실함을 안고 떠나는 이중고 속에서, 비행기 내에서 과연 홀로 외국을 떠나는 첫 번째 여정의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었다.
의대생에게 교환학생이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한 학기동안 예과생이 타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일종의 축복이다.
의과대학에 합격했다는 기쁨은 잠시, 고등학교나 재수생활의 중압감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예과생들의 삶은 점점 목표의식을 잃어간다.
대학에 들어오면 꼭 해보고 싶던 일들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대다수의 예과생들이 인생에서 비교적 남아도는 2년간의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하다가 어느덧 본과를 맞이하게 되는 건 예사스런 일이 아니다.
이런 때에 한 학기동안 교환학생에 참여한다는 것은 무료한 삶에 하나의 큰 전환점이 된다.
이미 대다수의 의과대학들이 예과 때부터 정해진 전공과목과 필수로 들어야만 하는 교양강의를 제한하여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하도록 막아놓는다.
심지어는 본과 과목들을 예과 2학년 2학기부터 배우기 시작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자기계발을 할 기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교환학생을 떠나게 되면 주변에 친지가 없는 한 모든 일들을 자신이 해결하고 결정해야 한다. 바야흐로 진정한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인 것이다.
스스로의 독립심을 확립할 수 있는 시간이자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고 평소엔 생각도 못해보던 경험들을 직접 해 볼 수 있는 기회의 장 그리고 배움의 터, 그 중심에 바로 교환학생이 있는 것이다.
얼마나 바라던 순간인가. 그러나 그만한 책임감과 두려움도 동반되는 것도 사실이다.
20대 초반, 나는 충분히 성숙했다고 자위하던 그 오만함은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함과 동시에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그리고 어느덧 비행기는 JFK 공항의 게이트와 도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나의 교환학생 생활도 미국과 도킹하기 시작한다.
쿵쾅쿵쾅. 이것은 비행기에서 나는 소리인가 아니면 내 가슴이 뛰는 소리인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고 몽롱한 상태에서 다시 한 번 비행기에서 안내방송이 흐른다.
"Hope you enjoy your stay in this wonderful city."
그렇다. 이제 내가 한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드디어 온 것이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