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의원 "의대신설 무용, 국회 떠나도 대학서 당 지원"
[특별 인터뷰]제19대 국회 아듀, 떠나는 의사 국회의원김용익 의원을 둘러싼 의료계 오해와 진실이 국회 입법 활동으로 해소됐을까.
지난 5월 29일을 기점으로 2012년 5월 30일부터 4년간 일정을 마친 제19대 국회가 종료됐다. 보건복지위원회 역사 상 가장 많은 의료인 국회의원, 그 중 의사 국회의원의 활약을 배놓을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는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함께 제19대 국회에서 맹활약한 문정림 의원과 김용익 의원을 만나 그동안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① 법안 가결율과 토론회 개최 1위 문정림 의원
② 여야 보건의료 정책 쥐락펴락한 김용익 의원
4년 전 야당 비례대표 당선자로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만난 그가 지난 4년간의 국회의원 직을 마감하며 다시 '메디칼타임즈' 독자들 앞에 섰다.
과거와 현재 그의 모습과 소신은 바뀌지 않았다.
의사와 국민은 함께 가야 한다는 김용익 의원의 신념은 더욱 선명해졌다.
제19대 국회가 끝날 무렵 전문기자협의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63, 서울의대 77년졸)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행보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궁금한 질문은 단연, 의료계 적대적 김용익에서 친의료계 김용익으로 바뀐 부분이었다.
김용익 의원은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비해 의사들과 관계가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의약분업 관련 여러 오해 때문이다"라며 "그런 오해를 풀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몇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오해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피력했다.
그는 "국회 활동을 보고 의사들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본다. 언론 등을 통해 김용익이 하는 것을 보니 의료계에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것 같다"고 말하고 "그렇다고 의사 편을 든 것은 아니다. 다만 의사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려는 노력(법과 복지부 협의, 수가 및 제도개선 등)이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관계가 좋아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용익 의원은 제20대 국회 총선 결과와 관련, "의사들도 정당 선택을 예전처럼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다양한 정당을 고려했다. 매우 중요한 진전으로 본다"면서 "편중된 집단은 절대 정당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제19대 국회에서 김용익 의원 상징은 단연 진주의료원 폐업 시 단식농성과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 보상, 전공의 특별법 제정이다.
하지만 그의 답변은 달랐다.
김용익 의원은 "복지 분야는 기초연금이다. 보건복지위원회 소관은 아니지만 총리실에서 지방복지 전액 삭감하라고 했을 때 이를 저지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하고 "보건의료분야는 진주의료원 폐업사태와 전공의 특별법이다. 의료계 입장에서 보면 법률보다 복지부와 그때그때 상황별로 조정해준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을 것"이라며 큰 틀에서 여야 조율사 역할을 담당한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중 신생아 집중치료실 수가개선과 장애인 건강정책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김용익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정책수석 시절 저출산고령화 위원장을 했기 때문에 신생아 치료실 문제 심각성을 잘 알았다"며 "장애인 간강정책 역시 중증장애인의 경우, 의료기관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장애인건강보건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문은 구체적인 의료현안에 집중될수록 그의 답변은 더욱 뚜렷했다.
우선, 여당과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의과대학 신설 움직임에 대해 '무용론'을 제기했다.
김용익 의원은 "의과대학 정원조정과 의과대학 신설은 별도 문제다. 지역 주민들이 공항과 기차역 신설을 원해서 하듯이 의과대학 신설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현재 학생 정원이 40~50명인 의과대학은 교수가 학생보다 더 많다. 명백히 정치적 결정이고 교육적인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여당 의원과 복지부가 공공의료 취약지 문제로 의과대학 신설을 주장하나 이는 상관없다, 일본 자치의과대학 얘기를 하는데, 이는 무의촌 문제 때문에 한 것이다"라며 "하지만 한국에서 이 제도가 성립되기 쉽지 않다. 현 의과대학 중 인원을 활용하거나 장학제도 방식을 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격의료와 보건산업 글로벌 진출 등 현 정부 들어 복지부 정책기조가 경제부처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김용익 의원은 "현 정부가 한국의 경제사회 문제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안돌아가는 이유가 규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이다"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도 같은 방식으로 했으나 기업 저축만 쌓였고 투자는 늘지 않았다. 문제는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전제하고 "복지부 공무원들은 현 상황을 잘 버텨나가야 한다. 현 정부가 하는 일을 막지 못하겠지만 최대한 지연시켜야 한다"고 뼈있는 조언을 남겼다.
김용익 의원은 내년도 대선 정국에서 야당 보건복지 분야 브레인 역할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대선 때까지 어떤 형태로든 당을 도와줘야 할 것 같다. 대선이 끝나면 정계 은퇴지만,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국회의원은 제도마련이라는 강점이 있고, 학자는 이론과 논리를 만든다는 강점이 있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에서 보건의료 공약 설계 등을 고민할 생각이다"이라며 향후 행보를 내비쳤다.
김용익 의원은 끝으로 "의약분업 시행과 관련 비난이 있으나 의사와 약사 간 갈등은 훨씬 줄었다. 앞으로는 의사와 한의사간 갈등이 꽤 오래갈 것 같다. 길게 보면 의사와 간호사 갈등 가능성도 있다"면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갈등을 일으켜 이득이 되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라며 보건의료계 직역의 현명한 판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