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심평원

발행날짜: 2016-09-03 05:00:57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이는 사물의 한 측면만 보고 두루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행보를 보면 생각나는 속담이다.

심평원은 지난해 국회가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함에 따라 상임이사 수를 3명에서 4명으로 증원할 수 있게 되자 이에 맞춰 조직개편안을 준비했다. 조직개편안 마련 당시 기획상임이사, 개발상임이사, 업무상임이사 3명 체제에서 기획경영이사, 정책개발이사, 심사평가이사 및 의약센터장까지 4명 체제 개편방안을 마련했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8월 조직개편안에는 새롭게 증원된 상임이사인 '의약센터장'은 제외됐다. 바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때문에 심평원의 상임이사 수를 증원하기가 어렵기 된 것이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8조에 따르면 '공공기관 상임이사회는 기관장을 포함한 15인 이내의 이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 즉 기관장과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를 포함해 총 15인이 넘어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심평원은 원장과 상임이사, 복지부, 건강보험공단과 5개 의약단체로 구성해 15인으로 상임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법을 개정해도 공공기관법으로 인해 상임이사를 추가로 늘릴 수 없게 됐다. 더구나 공공기관법은 모든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법이기에 관련 법 개정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공공기관법으로 인해 상임이사 증원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이를 대처하는 심평원을 보다 보면 안일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올해 초 조직개편안 마련 당시에는 모르다가 조직개편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야 이 같은 법적인 충돌이 발생한다는 것을 파악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점이다.

심지어 심평원은 조직개편을 코앞에 두고 이 점을 확인한 나머지 뚜렷한 대안마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상임이사인 5개 의약단체 중 일부가 이사직을 양보하기만을 바란다는 언급마저 하고 있다.

최근 심평원은 조직은 나날이 커지고, 그 역할도 확대됨에 따라 우려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길 형편인데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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