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에 물든 서울대학교병원장직

발행날짜: 2016-12-10 05:00:55
지난 6월, 대통령 주치의 출신의 서창석 교수가 서울대병원장으로 화려한 출발을 알린 지 반년 째.

낙하산 인사라는 낙인 때문일까. 그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무리없이 회무를 진행했지만 고 백남기 씨, 최순실 게이트 등 사회적 이슈마다 거론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병원장 임기를 수행 중이다.

교수들 사이에선 "서울대병원이 어떻게 이 지경이 됐느냐"고 실소가 터져나온다. 하지만 더 씁쓸한 이유는 따로 있다. 벌써부터 차기 병원장을 노리는 교수들의 행보 때문.

최근 만난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서창석 병원장도 탐탁치 않지만 차기 병원장 기회를 엿보며 움직이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그 또한 한심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교수는 "차기 병원장을 노리는 무리가 서 병원장과 관련한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문제는 그 또한 병원장으로서 적절한가라는 의문이 든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서창석 병원장이 출사표를 던졌을 때부터 서울대병원장직이 정치권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대통령 임명 즉, 청와대 인사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고 과거에도 아예 관련이 없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더욱이 서 병원장은 현직 대통령 주치의였던 탓에 출마부터 취임까지도 말이 많았다.

당시 일각에선 "이를 계기로 서울대병원장은 정치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어쩌면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감지되고 있는 미묘한 기류는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쯤되니 이를 지켜보는 교수들은 씁쓸할 수밖에. 대학병원 중에서도 형님 격인 서울대병원의 병원장이 의대교수들의 지지와는 무관하게 소위 '줄대기 식'으로 결정되고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누가 봐도 국가중앙병원이라고 칭하는 서울대병원의 권위와 위상과는 뭔가 격에 맞지 않는다. 이를 계기로 정치적 프레임을 깰 필요가 있다.

적어도 서울대병원장이 갖춰야할 최대 자질이 '정치력'이 될 순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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