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장 이외 급여·의사로서의 역할도 여전히 물음표
고신대복음병원: 면접시 논의
국립중앙의료원: 2017년말까지 고용보장
강동성심병원: 1년 단위 계약
계명대 동산병원: 1~2년 계약(재계약 가능)
최근 정부가 제작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기관 채용정보 안내문을 확인한 결과 전체 참여 의료기관 29곳 중 상당수가 1~2년 단기 계약직이었다.
근무형태 및 업무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근무 후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의료기관도 있었지만 이 또한 재평가 후 채용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고용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
심지어 고신대 복음병원은 면접시 처우를 협의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립중앙의료원은 올해 말까지만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젊은 의사들이 호스피탈리스트를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 고용불안을 꼽는 이유다.
일부 의료기관은 정규직 전환 검토 혹은 연속 채용 보장을 내걸었지만 단순히 문구만으로는 그들의 불안감을 달래기는 역부족인 듯 하다.
실제로 13일 해당 의료기관에 채용 여부를 확인한 결과 빅5병원을 제외한 대부분 지원자가 전무했다.
순천향대부천병원은 교수실을 제공하고 계약유지를 내걸고 4명의 호스피탈리스트 지원을 받았지만 단 한명도 찾지 못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관계자는 "시범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너무 높다. 그들이 '정말로 이 사업이 지속될까요?'라는 질문에 우리도 정부가 아닌 이상 확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시범사업 종료에 대한 질문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계약직 임상교원 즉, 펠로우는 채용공고 직후 마감될 정도로 지원자가 많은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비전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펠로우는 당장은 급여도 낮고 고용도 불안하지만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는 반면 호스피탈리스트에선 자신의 미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원 3명 중 지원자가 전무한 분당차병원 관계자 또한 "문의 전화는 꽤 있는데 막상 하겠다고 나서는 지원자는 없다"면서 "해도 되는지 눈치보는 지원자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더 문제는 단순히 고용만 보장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분당차병원은 임상조교수 직위를 주고 지위를 보장함과 동시에 진급이 가능하다고 했음에도 단 한명의 지원자도 찾지 못했다.
이밖에 의사로서의 역할과 급여 또한 걸림돌이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고용보장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급여인 것 같다"면서 "연봉 2억원을 요구하는데 현실적으로 맞추기가 힘들다. 답이 없다"고 토로했다.
지원자 상당수 연봉 2억원 수준을 요구하는데 현실적으로 대학병원 교수 급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로 자칫 기존 교수들의 원성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분당차병원 관계자도 "기존의 급여 수준을 무시하고 무작정 높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1억 5천만원 전후의 연봉은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면서 난감하다고 했다.
직업적 비전 및 역할도 문제다.
현재 공보의 근무 중인 한 내과 전문의는 "결국 의사로서의 자존심 문제라고 본다"면서 "전문의까지 한 의사들이 과거 전공의 시절 했던 업무의 연장선으로 보이는 직업을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정부는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얘기를 하지만 의료현장에선 전공의 업무의 연장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전언.
그는"급여만 보고 지원할 만큼 매력적인 연봉이 아니고 그렇다고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원자가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