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 전문가들, 급여 인정 기간·골절 예방 기준 개선 한목소리
골다공증약은 목적이 '예방'인데 현실 급여기준은 그 목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위원회는 20일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국제춘계학술대회(SICEM)에서 골다공증 약과 당뇨병 약 급여기준의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내분비계열 약제 중에서도 약제마다 급여 인정 기간이 다르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골다공증약' 급여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특히 컸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오승준 교수는 임상에서 급여기준에 혼란이 있는 골다공증 약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골다공증약은 크게 일반 원칙에 들어가는 약과 세부 기준을 적용 중인 약제로 나뉜다.
오 교수에 따르면 ▲어느 약제까지 1차 약제로 쓸 수 있으며 ▲기준에서 말하는 '치료 실패'의 정의는 어디까지며 ▲비스포스포네이트(BP) 계열 약제의 휴지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단 및 추적 검사의 방법은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등이 임상 현장의 주요 이슈다.
일례로 골다공증을 진단하고 추적하는 검사 방법에는 DEXA, QCT, QUS가 있는데 개원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골초음파(QUS)를 사용했을 때는 졸레드로네이트(zoledronate) 급여가 6개월만 인정된다. 그런데 졸레드로네이트 급여 인정 기준은 최대 3년까지다.
지난해 급여에 등재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주맙)에 대한 기준도 혼란의 대상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1년 이상 충분히 투여했음에도 새로운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거나, 1년 이상 투여 후 골밀도 검사 상 T-스코어가 이전보다 감소했을 때, 신부전과 과민반응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금기에 해당할 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오 교수는 "한 병원을 수년간 계속 이용한 환자라면 모르겠지만 환자가 병원을 바꿨을 때 1년 이상 골다공증약을 계속 먹었는지 의사 입장에서는 알 수 없다"며 "환자의 말만 전적으로 믿어야 하는데 1년 이상 약을 먹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삭감에 대한 책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이상 비스포스포네이트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최근 1년인지, 무조건 1년이면 되는지에 대한 부분도 애매하다"며 "데노주맙이 다른 약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하다 보니 기준이 까다롭다"고 꼬집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민정 교수도 "골다공증 약제기준은 6개월, 1년인데 1년 이내에 검사를 하면 칼같이 삭감이 이어졌다"며 "환자의 상황에 따라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골절이 있어야 골다공증약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준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태선 교수는 "골다공증약을 쓰는 이유는 골절을 막기 위한 것이데 골절이 없으면 약을 쓰지 말라고 한다"며 "병이 나빠져야 약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상태가 나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정수 교수 역시 "예방을 해서 의료비를 낮춘다는 개념이 부족하다"며 "골다공증은 고령화와 굉장히 연관성이 높은 질환인데 작은 부분에서 비용을 아끼려다가 더 많은 부분에서 낭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양적으로 안 좋거나 골절로 오는 사람들은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다. 이들에게 비싼 골다공증약을 맞자고 하면 절대 안한다"며 "정작 필요한 환자에게 약을 못쓰게 되는 현실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급여기준 개선 회의 이달 중 개최…전문가 의견 환영"
정부도 골다공증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전문가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고도 했다.
보건복지부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세부적 논의가 필요한 급여기준은 전문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전문학회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있다. 학회 차원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 심평원은 유관 학회 3곳과 함께 골다공증약 급여기준 개선을 위한 회의를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약제기준부 이숙현 차장은 "골다공증약은 핫이슈"라며 "졸레드로네이트 투여기간 연장, 골절 고위험군 예방요법 확대 등 변화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프롤리아는 최근에 등재된 약이기 때문에 약가, 추가 근거,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기간 연장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진료지침과 괴리가 큰 부분은 지속적으로 변경 요청을 할 수 있다. 의견 개진을 적극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위원회는 20일 그랜드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국제춘계학술대회(SICEM)에서 골다공증 약과 당뇨병 약 급여기준의 개선점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내분비계열 약제 중에서도 약제마다 급여 인정 기간이 다르고, 예방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골다공증약' 급여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특히 컸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오승준 교수는 임상에서 급여기준에 혼란이 있는 골다공증 약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골다공증약은 크게 일반 원칙에 들어가는 약과 세부 기준을 적용 중인 약제로 나뉜다.
오 교수에 따르면 ▲어느 약제까지 1차 약제로 쓸 수 있으며 ▲기준에서 말하는 '치료 실패'의 정의는 어디까지며 ▲비스포스포네이트(BP) 계열 약제의 휴지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단 및 추적 검사의 방법은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등이 임상 현장의 주요 이슈다.
일례로 골다공증을 진단하고 추적하는 검사 방법에는 DEXA, QCT, QUS가 있는데 개원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골초음파(QUS)를 사용했을 때는 졸레드로네이트(zoledronate) 급여가 6개월만 인정된다. 그런데 졸레드로네이트 급여 인정 기준은 최대 3년까지다.
지난해 급여에 등재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주맙)에 대한 기준도 혼란의 대상이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1년 이상 충분히 투여했음에도 새로운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거나, 1년 이상 투여 후 골밀도 검사 상 T-스코어가 이전보다 감소했을 때, 신부전과 과민반응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금기에 해당할 때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오 교수는 "한 병원을 수년간 계속 이용한 환자라면 모르겠지만 환자가 병원을 바꿨을 때 1년 이상 골다공증약을 계속 먹었는지 의사 입장에서는 알 수 없다"며 "환자의 말만 전적으로 믿어야 하는데 1년 이상 약을 먹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삭감에 대한 책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년 이상 비스포스포네이트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최근 1년인지, 무조건 1년이면 되는지에 대한 부분도 애매하다"며 "데노주맙이 다른 약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하다 보니 기준이 까다롭다"고 꼬집었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권민정 교수도 "골다공증 약제기준은 6개월, 1년인데 1년 이내에 검사를 하면 칼같이 삭감이 이어졌다"며 "환자의 상황에 따라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골절이 있어야 골다공증약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준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태선 교수는 "골다공증약을 쓰는 이유는 골절을 막기 위한 것이데 골절이 없으면 약을 쓰지 말라고 한다"며 "병이 나빠져야 약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상태가 나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정수 교수 역시 "예방을 해서 의료비를 낮춘다는 개념이 부족하다"며 "골다공증은 고령화와 굉장히 연관성이 높은 질환인데 작은 부분에서 비용을 아끼려다가 더 많은 부분에서 낭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양적으로 안 좋거나 골절로 오는 사람들은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다. 이들에게 비싼 골다공증약을 맞자고 하면 절대 안한다"며 "정작 필요한 환자에게 약을 못쓰게 되는 현실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급여기준 개선 회의 이달 중 개최…전문가 의견 환영"
정부도 골다공증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 개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전문가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고도 했다.
보건복지부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세부적 논의가 필요한 급여기준은 전문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고 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전문학회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있다. 학회 차원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 심평원은 유관 학회 3곳과 함께 골다공증약 급여기준 개선을 위한 회의를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약제기준부 이숙현 차장은 "골다공증약은 핫이슈"라며 "졸레드로네이트 투여기간 연장, 골절 고위험군 예방요법 확대 등 변화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프롤리아는 최근에 등재된 약이기 때문에 약가, 추가 근거, 시장 상황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기간 연장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진료지침과 괴리가 큰 부분은 지속적으로 변경 요청을 할 수 있다. 의견 개진을 적극 환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