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상담 23분·서류작업 15분 수가는 2만4천원 불과
의료진 시간·노력 비해 저수가 동기부여책 마련 해야

15분. 전립선비대증으로 서울 골드만비뇨의학과 의원을 찾은 60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갔다가 나오기까지 시간이다.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진단에 필요한 소변, 혈액 검사 등을 거친 후 이 환자는 다시 진료실에 들어갔다.
골드만비뇨의학과 조정호 원장(대한비뇨의학과의사회 보험이사)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치료 계획을 설명했다. 일주일 동안 약물 치료를 해본 후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결정하자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8분이 걸렸다.

골드만비뇨의학과는 교육상담 및 심층진찰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교육상담 시범사업 현장을 직접 찾았다.
환자가 진료실을 떠난 후 조정호 원장이 해야 할 일은 환자에게 별도의 개인 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아야 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요양기관 업무포털에 접속해 교육상담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 한다. 환자 이름, 생년월일부터 의사 이름과 면허번호, 교육상담 대상 질환 등에 표시해야 한다.

조 원장은 "다행인 점은 우리 의원은 규모가 있는 편이라 서류 작업은 직원이 전담하는 편"이라며 "1인 원장이 운영하는 소규모 의원이라면 투자하는 시간 대비 수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시범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안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골드만비뇨의학과는 의학적 상담은 원장이 직접 담당하지만 환자에게 개인 정보 활용 동의서를 받기 위한 설명 등은 전담 직원이 따로 한다. 이와 함께 수술 전후 일상생활에서 가질 수 있는 추가적인 궁금증 등도 함께 상담한다.
의사 1명과 직원 1명 등 총 2명의 인력이 환자 한 명에게 30~40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셈이다.

조정호 원장은 들이는 시간과 노력 대비 수가가 너무 낮으며 환자 정보를 입력하는 과정이 너무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술 환자는 상담 시간만 10~15분 이상 걸렸는데 이에 대한 수가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새롭게 신설되는 거니 긍정적인 것"이라면서도 "시범사업이다 보니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유인책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통 환자 한 명을 진료하기 위해 모니터에 진료창을 비롯해 X-레이 검사 화면, 초음파 영상 등 2~3개 창을 기본으로 띄워놓는다"라며 "교육상담 수가를 신청하려면 인터넷에 접속해서 별도의 창을 띄워서 환자를 일일이 정렬해서 찾아야 하는데 상당히 번거롭다. 본사업에 들어가면 EDI에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2만4000원 수준의 수가는 너무 낮아 참여하는 외과계 의원이 적다"라며 "수술 준비 과정, 치료 계획 설명 등 들이는 노력에 비해 수가가 낮다. 최소 5만원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