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협회 윤동섭 회장 특별인터뷰 "새정부, 전향적 보상·지원책 마련해야"
상급병원 지정 수 추가 늘려야…"공공병원 확대보다 민간병원 지원 바람직"
병원계가 전공의 수련비용 국가 지원과 비대면 진료 병원 참여 등을 윤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실효성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과 필수의료 보장을 위한 적정수가 마련 등 의원급과 병원급 상생과 선순환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연세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메디칼타임즈 창간 19주년 기념 특별인터뷰에서 "윤정부는 민간 의료기관 활용성을 증대시켜 불필요한 자원과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고, 의료기관 종별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전향적 보상과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임기를 시작한 그는 윤정부의 보건의료 국정과제에 따른 보건복지부의 이행 방안을 예의주시하면서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동반 성장에 회무를 집중하고 있다.
윤 회장은 "새정부는 보건의료 분야를 포함해 110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 부문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정 행위에 대한 급여화보다 재난적 의료비 부담이 큰 계층을 중심으로 보장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병원협회 의견을 개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료 강화 방안을 주목하면서 코로나 사태에서 확인된 민간 의료기관 역할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를 주문했다.
윤 회장은 "공공의료 강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병원을 우선적으로 지원 대상으로 삼기보다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질적인 민간 의료기관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설립 주체와 같은 소유 개념이 아닌 실제 역할 관점에서 공공의료를 바라봐야 한다. 코로나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민간 의료기관 역시 공공의료 제공에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수 확대 입장도 피력했다.
"현재 전체 상급종합병원은 45개소가 지정되어 있으나, 추가적으로 기관수를 늘리고 수가를 포함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국민들이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 지원이 담보될 때 국가 감염병 사태에서도 상급종합병원들이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공의법에 국가 지원 근거 명시 "지도전문의 인건비·수련병원 지원 검토해야"
병원계 최대 현안인 전공의 수련과 비대면 진료에 대한 소신을 명확히 했다.
윤 회장은 "전공의법(제3조 제2항)에 '국가는 전공의 육성, 수련환경평가 등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전공의 육성에 국가의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는 의미"라면서 "양질의 전문 의료인 양성이 국민 건강권 수호와 사회적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가치를 고려할 때 국가의 비용 지원은 당연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미국 등 다른 나라도 규모와 방법은 다르지만 다양하게 전공의 수련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련비용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하며, 재정적 한계가 있다면 지도전문의 인건비와 전공의 수련에 소요되는 수련병원의 간접비 지원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료질평가 지원금에 포함된 전공의 수련 지원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의료질평가 지원금은 과거 정부의 3대 비급여 개편 당시 선택진료비 보상을 목적으로 도입된 대체 성격의 정책수단"이라고 선을 긋소 "미래 의료 성장의 핵심인 전공의 교육 중요성을 국가적으로 인지하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직접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대면 진료, 코로나로 무게 중심 이동 "병원과 의원 협력 모델 발굴 필요"
의료계 현안인 비대면 진료 관련 "과거 비대면 진료 목적이 의료 취약지 질 향상과 의료접근성, 편의성 제고였다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일반 국민의 건강증진과 의료 질 향상, 감염 예방, 사회적 편의 제공 및 비용절감, 산업기술 활용 등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가 안전성을 점검하고 합리적인 보상체계 수립을 위해 의사협회와 협의체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일차의료가 중심이더라도 병원급 참여를 필수이다. 병원에서 담당할 환자 및 질환 논의를 포함해 병원과 의원의 비대면 진료 협력 모델 발굴도 필요하다"며 병원 참여를 중요성을 개진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필수의료 실행방안을 조언했다.
윤 회장은 "지난 정부에서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 대책 중 일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일방적 희생으로 병원계가 크게 실망했다"며 "예를 들어 의료법상 진료거부권이 없고 환자를 유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경증환자를 진료했다고 종별가산과 의료질평가 지원금 미가산 등 건강보험 수가 불이익을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의료전달체계 단기 대책, 상급병원 희생 강요 "입원전담의 항목 강제화 성급"
그는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중증거점병원으로 지정될 요건을 갖추기 어려운 의료기관을 포함해 1, 2, 3, 4차 각 단계별 역할과 지원책에 대한 보다 많은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의료현장을 중시한 개선방안을 주문했다.
윤 회장은 "새정부의 필수의료 보장도 중요한 과제이다. 병원협회는 중소병원과 상급종합병원 그리고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간 협력체계를 마련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함께 현실적 제도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 추가된 입원전담전문의 항목의 적용 시점의 완급 조절을 제안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항목에 입원전담전문의 평가를 강제화했다. 아직 의료현장에 안착되지 않은 설익은 제도를 성급히 평가에 포함하는 것은 아닌지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의사인력 배출과 불균형 해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면서 단계적, 점진적 추진을 해야 대학병원들이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독 출마와 만장일치로 당선된 그는 병원계에 약속한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상생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윤동섭 회장은 "30병상부터 3000병상에 가까운 대형병원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광범위하고 규모별, 종별, 지역별, 설립 형태별 다양한 특성과 고충을 갖고 있다"며 "전국 병원회 방문을 통해 애로사항 경청과 해법 마련 노력 그리고 지역 현장에서 오롯이 국민건강을 위해 진료에 전념하는 중소병원이 대학병원과 협력 속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간다면 상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