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 공단과 간담회에서 요구 "원가보상 실효성 개선안 시급"
윤석준 재정위원장 "가입자 건보 재정 보수적, 영향력 더 커질 것"
매년 반복되는 밤샘 수가협상 구태가 바뀔까. 의약단체는 협상 걸림돌인 밴딩 조기 공개와 재정 산출 투명화를 강하게 요구했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의약단체는 지난 17일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스마트룸에서 공단과 '수가협상 제도개선 관련 공급자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지난 6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부대의견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위원장 윤석준)는 부대의견으로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거시지표(국민소득, 물가인상률 등) 활용한 SGR모형 개선방안 마련과 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한 공급자와 가입자 의견수렴 등을 주문한 있다.
개편방안은 11월 30일까지 재정운영위원회에 보고하고, 재정운영위원회는 2023년 1월 31일까지 개편방안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공급자 측은 폐쇄적 수가협상 방식 개선을 강도 높게 주장했다.
세부적으로 밴딩(banding, 추가 투입 재정) 조기 공개와 재정 산출 근거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31일 종료된 요양급여비용 계약 논의 시 가입자 측은 협상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9시를 넘겨 밴딩을 공개했다.
1차 밴딩은 7000억원대에 그쳤으나 의약단체의 반발로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논의를 거쳐 평균 수가 인상률 1.98%에 해당하는 1조 848억원 투입을 결정됐다.
이로 인해 의약단체 환산지수 협상은 오후 10시 이후 본격화됐으며. 협상 결렬을 선언한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를 포함한 단체들은 다음날 아침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지속했다.
■협상 마지막 날 오후 9시 이후 밴딩 공개…의약단체 밤샘 협상 '악순환'
2023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인상률은 의원급 2.1% (건정심 의결), 병원급 1.6%, 치과 2.5%, 한의원 3.0% (건정심 의결) 및 약국 3.6% 등이다.
의료단체 임원은 "협상 마지막 날 오후 9시 넘어 밴딩을 제시하는 구태는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급자 단체의 공통된 목소리"라면서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2~3%를 위해 밤샘 협상을 하는 악순환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단이 수가협상 방식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부대의견을 면피하려는 의견 수렴이 아니길 기대한다. 병원급과 의원급 수가역전 해소와 원가보상 등 실효성 있는 개편방안을 마련해아 한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은 부대의견에 따른 건정심 의결에 입각해 수가협상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내년에도 밤샘 협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 윤석준 재정운영위원장(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은 "가입자 측의 목소리가 내년에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보험자인 가입자 측은 최저임금과 건강보험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운영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 밴딩 폭 결정에 시간이 걸렸다"며 밴딩 공개가 늦어지는 배경을 전했다.
윤 위원장은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를 연계한 현재의 의료수가 방식은 한계가 있다. 재정위원들과 논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공급자와 가입자 시각을 좁히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조만간 가입자 간담회에 이어 11월 중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 참여한 간담회를 열고 수가협상 방식 개선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