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검에 엑스레이 빠지나...검진의학회 "오히려 늘려야"

발행날짜: 2023-03-27 05:20:00
  • "폐기능 검사에 필수인데…일괄적 규제 말고 자율에 맡겨라"
    검진문항 10배 늘었는데 수가는 동일…"간호인력 이탈 심화"

정부가 국가건강검진에서 엑스레이검사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폐기능검사 항목을 늘려야 할 상황에 이를 오히려 줄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대한검진의학회는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행 국가건강검진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을 제안했다. 엑스레이 등 폐기능검사를 위해 필수적인 항목을 유지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폐지된 심전도검사를 되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국가건강검진에서 엑스레이검사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검진의학회는 현재 정부가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국가검진 항목에서 엑스레이검사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엑스레이 장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이 환자 건강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양대원 총무부회장은 "엑스레이 검사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폐결핵이나 폐암을 확인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검사다. 오히려 관련 검사를 추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웨어러블 검사기기가 발전하면서 부정맥 진단은 활발해진 반면 심전도검사는 항목에서 빠진 상태다. 70세 이상 환자에게는 검사하는 것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건강검진 항목을 의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환자마다 병력·가족력 등에 따라 꼭 필요한 검사와 불필요한 검사가 다른데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의사 자율에 따라 특정 검사 항목을 추가하거나 제외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한재용 학술이사는 "우리나라 건강검진 모델은 일본에서 따왔는데 일본은 지금도 매년 엑스레이 검사와 심전도검사를 하고 있다"며 "검사항목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병력·가족력을 보고 상태가 괜찮으면 검사하지 않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일괄적으로 항목을 폐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건강검진에서 심전도검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도 문제가 있다"며 "일반적인 건강검진의원은 기존에 보던 환자를 계속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규제 일변도가 아니라 자율성을 달라"고 강조했다.

김원중 회장은 정부가 지적하는 엑스레이검사 피폭량은 일광욕에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공공기관에 취업할 때 4~5만 원하는 잠복결핵 검사는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5000원에 불과한 엑스레이검사는 제외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엑스레이 방사선을 지적하는데 이는 일광욕을 하면서 받는 양에 못 미친다. 이정도 피폭량으로 검사를 막는 것은 모순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건강검진 사후관리 및 상담료 및 노인상담료 신설 필요성도 강조했다.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상담은 매우 중요하지만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행한 검사 결과를 상담하는 경우 수가가 책정되지 않는다는 것.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정부에 상담료 신설을 제안하고 있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곳에서 검진한 환자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가책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폐암검진만 사후상담료 책정돼 있는데 다른 5대 압에서도 상담료를 추가해달라고 계속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인상담료 신설도 같은 맥락이다. 노인상담은 소아상담보다 어렵다. 겨울에 진료하면 환자가 옷을 벗고 입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의사소통도 어려워 진찰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건강검진 문항 축소 및 행정 업무 간소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건강검진제도 시행 이후 5년 단위로 문항이 늘어나면서 현재 분량이 10배 가까이 늘어났는데도 아무런 지원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 학술이사는 "5년 10년 단위로 설문지 문항이 늘어나고 있다. 항목을 계속 추가하면서 전산입력도 어려워지고 있다"며 "하지만 진찰료는 초진의 50%고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임금은 급격히 올라 더욱 어려워 졌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때문에 건강검진을 포기하는 개원의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 1장이었던 기본 설문지 문항이 5장으로 늘어난 반면 수사가 50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설문 내용을 전산처리하는 행정부담도 만만치 않은데 병·의원 차원에서 비용을 들여 간소화하는 처지다. 업무량이 늘어나 간호인력 이탈도 심화해 영세 의원의 어려움이 더욱 터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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