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 현황 공개…3조6천억원 흑자
누적적립금 23조원…의원급 외래 급여비는 16% 증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유례없는 변수로 발생한 건강보험 재정 흑자 기조가 지난해도 이어졌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대표 되는 지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에도 흑자 상태가 유지되다 못해 오히려 그 금액이 더 늘어난 것.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 운영 현황을 28일 공개했다.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건보재정은 3조6291억원 늘어 누적 적립금은 23조8701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4년 사이 누적 적립금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2021년 보다 수입과 지출이 모두 각각 10.3%, 9.6% 늘었지만 지출 증가폭 보다 수입 증가폭이 커 재정수지가 개선 됐다.
지난해 수입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으로 지역 가입자 보험료 부담이 줄었지만 소득 증가 등으로 전년 보다 8조3000억원 늘었다. 특히 상용근로자가 꾸준히 늘어 직장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이 수입 증가에 한몫했다. 직장근로자의 연말정산 보험료도 2021년 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3000억원을 증가했다.
더불어 체납금 징수 강화 등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 징수율도 지난해 102.4%로 전년 보다 2.2%p 상승했다.
지출 역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지출 증가율은 4.1%, 2021년 증가율은 5.3%에 그쳤다면 지난해는 전년 보다 지출이 9.6% 늘었다.
특히 의료이용률이 회복하면서 코로나19 초기 줄었던 호흡기 질환 등 경증 질환 관련 급여비가 증가했다. 지난해 경증 급여비는 14조5000억원이었는데 전년 보다 12.9%나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외 호흡기질환 급여비도 3조6000억원으로 45.9%나 폭증했다. 다만, 호흡기질환 급여비는 2020년에는 28.6%, 2021년에는 14.8%씩 감소했다.
외래 비중이 높은 의원급 급여비도 10조9000억원으로 16.2%나 증가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에 영향을 미쳤다. 의원급 총 급여비 역시 12조원으로 15% 늘었다.
건강보험 재정 흑자는 지난해 상반기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동네 병의원 검사 치료 체계 전환으로 지출이 눈에띄게 증가했음에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코로나19 검사 치료비는 2021년 2조2000억원, 지난해 4조1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 기조를 2년째 유지하고 있음에도 건보공단은 글로벌 경기침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 2025년 초고령사회 도달, 의료이용 회복 등으로 향후 재정 불확실성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건보공단은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 가능성 제고방안에 따라 재정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따라 꼭 필요한 의료적 필요에 대해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건보공단은 "앞으로도 건강보험 제도 지속 발전을 위해 보험자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재정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건강보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