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노피에 흡수 합병된 아벤티스(2000년 당시 글로벌 5,6위)란 제약사가 있었다. 본사에서 마련된 Head of HR회의(한국은 한독-아벤티스)에 참가했었다. 아벤티스는 HMR(훽스트,메리온,룻셀)과 롱프랑로라가 합병한 회사였다.
참가자의 출신도 각양각색이었다. 다 다른 인사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그해 HR의 핫이슈는 [통일된 성과관리제도]의 전달이었다. 글로벌 HR 컨설팅 회사인 왓슨앤와이어트가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만든 performance management scheme이었다. 절대평가제도였다.
참가자들은 나름대로의 HR전문가였다.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전 세계가 같은 평가경향이 2개 있었다. "자기평가는 관대하다는 것"과 "관리자의 평가관대화경향"이었다. 절대평가인데 관리자의 평가도 평균 103%-106%이고 자기평가는 이보다 휠씬 더 높다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해도 난 우리나라 관리자만 그런 줄 알았었다.
우리나라 직원들만 자기평가에 관대한 줄 알았었다 귀국해서 평가결과를 분석해보니 상위그룹(15%)의 자기평가와 관리자평가는 그 갭이 적은데 하위그룹(15%)은 자기평가가 월등이 높아 관리자평가와의 갭이 휠씬 큰 것을 알게되었다.
"나는 저성과자다"라는 팀원은 없다는 것이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날까? 왜 그런 지나치게 over-estimate 자기자신을 볼까? 하위그룹만 특별히 자기인식self-awareness이 낮은 걸까?
최근 동아일보 김현진 칼럼을 읽다가 '아하' 경험을 했다.
이런 연구결과가 있었다.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제안한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에 따르면 능력이 없는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내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지만,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로 인해 능력이 없는 사람은 환영적 우월감으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균 이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성과 하위에 속하는 팀원들일수록 자신의 역량이나 실적을 평균보다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지하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다.
이런분들이 조직에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리더분들도 많다. 나갔으면 하는데 나가지도 않는다. 다른 데서 오라고 하는 데도 없기 때문이다. 궁극적 숙제는 자기인식(self-awareness)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이다.
회사는 바쁘다. 시간이 없다. 이들의 자기인식제고 문제는 알지만 애써 접어둔다. 어떻게하면 역량을 높일까?를 고민하다가 PIP 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 운영한다. 많은 팀원은 나아진다. 조직내에서 PIP에 들어간 것이 쪽 팔려서 그렇지 교육이 훌륭해서가 아니다.
그렇지 않은 분도 많다. 이런 팀원이 문제다. PIP도 여러번 대상이 되면 면역력이 생겨 쪽 팔림도 없어지고 "에이 될때로 되라지"까지 나간다. 나아짐이 없다.
그런 분들에게는 시간, 예산낭비다. PIP운영의 의미가 없다. 그 다음카드는 직장내괴롭힘에 걸리지 않을 정도의 통제나 희망퇴직 등이다. 회사도 lose 본인 lose다.
세상에 일 잘하고 자기인식도가 높은 직원들로만 구성된 팀을 운영하는 리더는 없다. 그 분들을 돕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찾은 방법 몇 개를 소개한다.
1) 자기를 잘 모르니 '남이 보는 나'를 경험하게 하는 방법이다.
코칭의 첫단추는 360도 피드백이다. 그 사람 주위에 있는 다른분들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대부분 360도 피드백을 설문조사로 하는데 임팩트가 없다.
내게 코칭스킬을 가르쳐준 로버드 하그로브가 쓰고 있는 360도 피드백 방법이 임팩트 있다고 생각한다. 360도 피드백을 직접 인터뷰를 해서 적은, 혹은 녹음한 것을 당사자에게 들여주는 방법이다. 우리가 코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사람의 행동의 변화이다.
주위분들에게 묻고 그들이 얘기한 것을 그대로 전달해 보면 처음에 그가 충격에 빠질 것이고 이후에는 그의 행동변화가 보일 것이다.
2) 상호기대치를 구체화해서 문서로 남기는 것이 좋다.
말로 해서는 안된다. 잔소리가 된다. '본인은 잘 한다고 판단'하는 팀원인데 피드백 준다고 불러서 얘기하면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하지 바뀌지 않는다. 일을 시켜도 구체적으로 시켜고, 시킨다음에 기록하고, 일이 끝난다음에 완성 수준을 꼭 확인해야 한다. 손이 많이 간다.
나는 목표설정시 쓰는 'SMART'방식을 쓰라고 권한다(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 bound). 그리고 업무지시후 당사자가 들은 것을 확인하고, 정확히 달성해야 할 업무 수준을 기록해야 한다. 그의 생각이 나와 같지 않음을 이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3) 벤치마킹 포인트를 찾게 도와 주면 자기인식이 높아진다.
객관적으로 저성과자인데 주관적으로는 고성과자인 이들의 공통점은 일의 완성됐다고 판단하는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위그룹은 '불량율제로'에 도전하는 반면 이들은 ‘불량율평균정도’에 만족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같은 회사, 다른 회사, 동업계 등을 통틀어서 벤치마킹 포인트를 자기가 찾게 강제로 주문을 해야한다. 그래야 그 갭을 스스로 찾고 자기인식을 높일 수 있다.
그외 ‘일관된 메시지를 준다’ 등이 있지만 나에게도 숙제다. 오늘도 이런 직원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다른 방법을 가지고 있는 리더분들이 많을 것이다. 적선한번 해주는 셈치고 제게도 tip을 보내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