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안협의체, 보상강화·근무여건 개선·사법부담 완화 논의
이광래 회장 "서남의대 교훈 다시 생각해야" 의대 증원 강행 지적
보건복지부가 지난 19일 의대증원 계획을 발표한 이후 두번째 의-정간 만남으로 논의 방향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의대증원 관련 논의보다는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관련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복지부와 의사협회는 2일 중구 달개비에서 제16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갖고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분쟁 제도개선, 병원인력 구조 재편 등 필수의료 정책을 두루 논의했다. 의대 증원 화두가 의료계 오랜 현안인 의료전달체계 등 세부 논의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복지부와 의협은 의사가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어떤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잡았다. 굵직한 아젠다는 크게 3가지. 필수의료 보상강화, 전공의 교육 등 근무여건 개선, 사법부담 완화 등으로 패키지 정책으로 함께 맞물려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복지부 김한숙 의료정책과장은 협의체 논의 이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의대 수요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선결조건으로 거론되는 지역 필수의료 인력 유입방안도 필요하다"면서 "(의대증원 이외)세부과제도 미룰 수 없다. 문제제기는 많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아 이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료현안협의체 이외 보정심 전문위원회, PA협의체, 사법제도 법적부담완화 협의체까지 각 협의체별로 세부 논의를 진행해 구체화되면 이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당분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증원 관련한 논의보다는 필수의료 관련 정책 논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협회 또한 이날 협의체에서 필수의료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의료인력을 어떻게 유입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냈다.
의협 서정성 총무이사는 "현재 문제는 지역 필수의료가 무너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음에도 의사 수 부족하다는 추계가 나오는지 과학적, 합리적으로 결과물을 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병원의 경증환자 쏠림 문제도 언급했다. 빅5병원 응급실 환자 상당수가 지역 내 1~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데 무조건 수도권으로 올라와서 해결하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역의료가 무너지는 원인이 빅5 포함 수도권으로 의료인력이 쏠리기 때문"이라며 "의료전달체계 재확립 계획을 논의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모두발언에서 인천시의사회 이광래 회장은 의대 증원을 밀어 부치는 정부를 향해 한마디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의대 정원 확대와 의대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회장은 "서남의대의 교훈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서남의대 설립 후 남원시가 발전하고 전북도가 발전했느냐. 의대 설립은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임상교수와 부속병원도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 또한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의료 시스템의 문제라며 섬에서 발행한 심근경색증 환자 문제가 의대 증원의 근거가 되는 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오직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의대정원을 책정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으로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의대 증원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