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학전문대학원 오예지
최근 실습 중 교수님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자네들은 의대정원 확대를 어떻게 생각하나?"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하다 ''전국 의대 3분의 2 이상 '정원 확대' 요구'' 라는 기사를 보았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의대생의 입장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임은 확실하다.
'의대 정원 확대'는 모든 정부마다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이다. 그러나 최근 필수의료 붕괴가 대두되며 의대정원확대 구체화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현시점 의대에 재학중인 학생이 기존 전문의와 달리 영향 받는 중요한 부분은 앞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에 대한 것이다.
의대정원이 확대된다고 해도 그 취지 자체가 필수의료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므로 해당 분과들의 TO가 늘어날 것이고, 상대적으로 TO는 적지만 보상이 높은 '피안성·정재영'과 같은 인기과를 지원하는 학생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기존에 내외산소와 같은 major과를 고려했던 학생들도 의대정원확대 이야기가 나온 이후,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보장되는 minor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필수의료과의 수가와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채 해당 분과 인원만 늘리는 것은 의대생의 눈에 경쟁이라는 악조건을 추가하는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소아과 진료시 보호자가 결제하는 금액이 300원이며, 소송과 악성민원의 고충속에서 폐업을 결정한다는 무서운 괴담이 의대생들 사이에 돌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필수의료과들이 낮은 수가와 더불어 환자를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충분히 다른 과를 선택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의대생증원으로 필수의료과 전문의의 절대적인 숫자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인기과와 비인기과 간의 양극화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또한, 최근 피부미용을 선택하는 일반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볼 때, 증원된 의대생의 파이가 취지와 달리 피부미용 일반의로 이탈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의대생들의 필수의료과 지원율이 높지 않고, 이러한 점들이 필수의료의 공백을 만든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양하며, 'risk and benefit'을 잘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의대생을 증원하는 것이 무조건 나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증원된 의대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준비되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이론교육환경과 실습환경은 별개의 이야기이다.
대학병원은 수련의 목적도 있지만 일차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다. 학생들을 증원하기 전, 환자들과 의료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되 양질의 실습교육이 제공되는 병원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 구축에는 추가 인력채용 및 시설 증축을 위한 많은 재정이 필요 할 것이다. 이러한 재정을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 역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만약, 이러한 환경이 준비되었다고 가정을 하였을 때 고려되야 할 또다른 문제는 '뽑아 놓은 학생들이 과연 필수의료과를 지원할 것 인가?'이다. 의대생증원이 필수의료과 지원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수의료과 지원율이 낮은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대표적인 비인기 원인으로는 낮은 수가, 열악한 근무환경, 소송위험 등이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필수의료과 지원율이 낮은 원인을 해결하는데 드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과 의대생 증원시 드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비교하여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필수의료공백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