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마케팅 인력 지역 중소병원으로 분산 배치
종합병원 의료기기 구매력 급증…"이 없으면 잇몸이라도"
의료 대란이 장기화되면서 상급종합병원 등 대학병원들의 구매력이 급감하자 의료기기 기업들이 중소병원으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대학병원의 수술 연기 등으로 종합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구매력이 증가하자 마케팅 인력을 집중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
3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의료기기 기업들이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마케팅 자원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A기업 임원은 "현재 대학병원들은 구매력이 거의 제로인 상태로 이미 구매를 결정했던 제품조차 결제를 미루고 있는 상태"라며 "못해도 올해까지는 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는 비단 A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급종합병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의료기기는 현재 수요가 거의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수술 건수가 급감하고 이어 경영 지표가 급강하하면서 의료기기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국내 B기업 임원은 "흔히 말하는 빅5병원을 비롯해 대형병원들은 현재 구매력이 없는 상태"라며 "본사 차원에서 이미 이에 대한 마케팅은 포기했다고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이미 구매를 결정했던 기업들조차 결제 자체가 언제 가능할지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마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이들은 대형병원에 대한 마케팅을 사실상 포기하고 중소병원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학병원에 몰리던 환자들이 중소병원으로 몰리면서 오히려 중소병원에 구매력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타깃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A기업 임원은 "조심스러운 얘기지만 지금은 대학병원이 아닌 중소병원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대학병원의 진료 지연 등으로 중소병원에 환자가 쏠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중소병원들은 유례없는 경영 호전을 이루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구매력이 급증하면서 주요 고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아예 대학병원 담당 직원들을 중소병원 마케팅으로 전환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장 구매력이 없는 대학병원들에 계속해서 공을 들이느니 차라리 중소병원에 그 인력을 쏟아 새로운 매출을 잡는데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B기업 임원은 "지역의 거점 중소병원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검사 장비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에 맞춰 대학병원 마케팅 인력을 중소병원으로 전환해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