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대 교육 총체적 부실... "현대의학 무지"

장종원
발행날짜: 2005-07-12 06:54:56
  • 범대위 조사, 기초의학·임상한방과목도 함량미달

한의대에서의 현대의학 교육 과정이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의료계와 한의계가 다시 논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범의료한방대책위원회(회장 장동익)는 11일 전국9개 한의대의 교과과정을 분석한 결과 한의대에서의 현대의학 교육 수준이 약학대학이나 간호대학보다 못하며 고유한방과목 역시 2년정도의 커리큘럼에 불과할만큼 부실하다고 밝혔다.

범대위 조사를 보면, 의대는 기본적으로 기초의학 22과목, 임상의학 22과목을 배우는데 반해 한의대는 기초의학 중심의 12개의 현대의학 과목만을 교육하고 있으며 이들 과목도 교육시간이나 학점이 의대의 30~50%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한의대 교육비율 중 18.7%, 총 교육시간은 17%에 불과한 데다가 임상의학은 전혀 배우지 않는 것으로 범대위는 "한의사의 현대의학 지식수준은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한의대에서 현대의학을 제외한 약용식물학, 원전, 본초학 등 19개 공통교육과목 중 고유 한방과목은 9개로 전체 한의대 학점의 27.6%, 총 교육시간의 24.5%에 불과해 6년중 1년4개월만을 고유한방과목을 배운다.

한방내과, 한방소아과와 같은 임상한방과목은 내용의 70~80%가 현대의학의 기초적인 부분을 차용했으며, 실습도 없을 뿐더러 강의도 한의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어 총체적 부실이 우려된다.

한의사국가시험제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범대위는 한의사국가고시 중 고유한방과목은 본초학, 침구학 단 2과목에 불과하며 이는 총 교육시간의 8.5%로 6년 중 5개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범대위 이상진 간사는 "한의사국가고시 준비서인 '의맥'은 시중에서 절대 구입할 수 없으며 한의대 본과4학년에게만 복사금지, 외부유출금지 약속을 받고 개인별로 배포한다"면서 "이는 의맥의 내용이 고유한방에 관한 것은 적고 현대의학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이어서 외부로 유출될 경우 한의사의 실체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서이다"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범대위는 각종 언론매체가 한의사에게 치료만 한방적으로 설명하는 현대의학질병에 대한 강의, 자문 및 상담받는 행위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다.

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일반인이 현대의학 책을 읽고 실습과정 없이 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지속적인 단속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의사국가고시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한의대 교육과정과 국가고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도 요구했다.

장동익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보듯이 현대의학의 기초지식조차 갖추지 못한 한의사에게 한방의 과학화 사업을 맡기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한방 과학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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