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번부터 시작'...이유있는 처방 발행번호

주경준
발행날짜: 2006-11-20 11:32:21
  • 불황에 환자수 감추기...짝수·50번부터도 곳곳서

"오전에 벌써 환자가 100명을 넘었네" 처방전 맨위 적힌 발행번호만 보면 갖는 착각이다.

환자가 하루 단 20~30명 뿐인 개원가도 그날 발행한 마지막 처방전 발행번호는 100번 전후에 맞춰지곤 한다.

개원초기 환자가 적거나 불황인 의원에서 당일 진료를 본 환자 숫자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게 싫고 또 개원의 스스로에게 위안을 준다는 점에서 처방발행번호는 애환을 담고 있다.

처방 발행번호를 짝수, 홀수로만 발행하거나 아예 30번, 50번, 100번 부터 시작한다. 개원초 환자가 극히 적을 경우 200611180918 등 처럼 날짜와 시간을 조합해 환자수를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천편 일률적인 처방전 내용에 비해 처방발행번호에 나름에 개성이 포함된 셈이다. 물론 이를 규제하는 규정같은 건 없다.

긴혹 환자수가 많지 않은 의원이 단순히 처방전발행번호가 오전에 100번을 넘었다며 주변에서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

지역적으로 다소 떨어진 약국이나 정보가 부족한 제약업계 영업사원들도 착각하기 일수다. 간혹 처방약 랜딩 공략대상 의원에 포함되기도 한다.

최근 개원한 소아과의 한 원장은 "개원의 입장에서 20명의 환자를 보더라도 이러한 경영내용이 외부로 공개되는 것은 꺼려질 수 밖에 없다" 며 " "처방발행번호는 개원가의 애환이 담긴 숫자인 셈이고 어쩌면 환자가 적을수록 숫자의 거품은 많다"고 말했다.

개원의는 폐업을 할때도 다른 의사들에게 쉬쉬하며 폐업하는 마당에 많은 않은 환자수를 보여주기는 더욱 꺼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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