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착각 몇가지

조형철
발행날짜: 2004-07-05 10:08:40
여성들이 자주하는 착각 중의 하나가 처음 만난 남자가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상대방 남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자신을 좋아하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쓴다고 한다. '떡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한국의 성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이 한국식 성형수술을 배워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나라에 연착륙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저렴한 인건비와 가격을 내세워 언젠가 한국에 개원, 자신들의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는 걱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한마디로 기우에 가깝다.

중국의 성형외과 의사들은 한국의 의료시장 자체를 그리 크게 보고 있지 않다. 자국에는 수십만의 환자 수요가 있는데 그들을 놔두고 굳이 한국에 와서 치열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혹시 병원 전체가 한국으로 진출할 경우는 문제가 다르겠지만 말이다.

중국의 성형외과 의사 곽지위(여, 38)씨는 한국의 성형수술에 대해 "중국에서는 한국식 성형수술을 이미 하나의 전문분야로 인정하고 있다"며 "중국의사들이 시술하는 중국식 성형수술과 한국식 성형수술의 분류가 나눠진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서 시술하고픈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곽씨는 "한국으로 가서 한국식 성형수술을 하더라도 환자수요가 적을 것이고 경쟁이 치열할 것은 충분히 예견된다"며 "중국에서의 수요가 더 많으며 중국식 미용정형 또한 그리 뒤쳐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 대한 의사들의 또다는 오해는 중국에 가면 무조건 시험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에 따르면 중국정부 상위법에는 외국의사에 대해 행의면허를 발급한다는 규정자체가 없다. 즉 없어도 상관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중국은 연방제와 비슷한 개념으로 중앙정부에서 의료시장에 대한 완전개방 형태를 취하고 있을지라도 정작 자신의 지역은 진출을 원하는 의사들에게 행의면허를 발급하는 경우가 있다.

북경에서는 시술에 대한 임상경험을 오럴테스트로 행의면허 시험을 치르는가 하면 상해는 아예 행의면허 시험 자체가 없다. 심지어 중국의 외진 도시에서는 미용실에서 면허없이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 대한 정보는 여지껏 많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중국에 진출한 의사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쉽게 맹신하지 말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한다. 중국은 도시마다 구마다 정책이 다르며 주목해야 할 것은 아직까지 공무원과의 '꽌시', 즉 인맥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 한국의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를 받는 것도 '꽌시'에 따라 1년이 걸릴 것이 3개월이면 끝나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러나 '꽌시'를 유지하려면 많은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중국진출을 희망하는 의사들을 노리는 브로커나 사기꾼들도 극성이다. 서울의대 출신의 한 의사가 중국에 출장진료를 알선하고 선수금을 챙겨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원내원으로 진출했으나 모병원의 중국인 파트너가 배신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아무쪼록 중국진출에는 철저한 사전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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