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보도와 의협의 대응

장종원
발행날짜: 2005-01-13 06:25:34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에 많은 의사들이 화가 났다.

특히 의사가 무릎을 꿇고 비는 장면을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낸 것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방송을 통해 해당 병원을 노출시켜 버린 점에도 분노하고 있다.

의사들이 무면허 시술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기 업자의 무면허 시술을 정당화한다면 현재 소송에 걸려있는 한의사의 CT 사용도 당연히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방송이 지나치게 해당 의사의 인권을 무시하고, 이를 넘어 의사 전체를 매도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사협회의 MBC 보도에 대한 대응은 또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해당 의사에 중징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의협의 첫 번째 대응은 다름 아닌 해당 기자의 핸드폰 번호와 이메일을 공개해 버린 것. 회원들이 직접 항의할 통로를 만들어 준 것이다.

그러나 인권이 짓밟혔다고 분개하면서 해당 기자의 인권을 짓밟아서 보복하겠다는 방식은 정녕 아니다. 순간적인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뿐.

결국 해결점 없는 악순환을 반복케할 이 방법은 개인이 아닌 특히 직능단체로서는 부적절하다. 직능단체는 회원들과 함께 감정적 분노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이를 풀어내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능단체라면 회원의 분노의 감정을 이성적으로 소화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정말 공정치 않는 보도라고 판단한다면 인터넷에서 거론되고 있는 법적 조치, 항의방문, 의사 출연 조치 금지 등 얼마든지 다른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정정 보도나 향후 대안을 짚어내는 방송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감정적이고 원칙에 어긋난 대응은 감정 싸움만 부추길뿐 어떠한 합의와 결론에도 이르지 못하는 제로섬 게임일 뿐임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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