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식대 정책의 문제점

심상덕
발행날짜: 2006-06-14 06:10:02
  • 심상덕 학술이사(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번에 2006년 6월1 일부터 시행하는 식대 급여화 정책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의 심각성과 본질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식대 정책은 산모식 부분이 졸속으로 정해져 이미 지금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왜냐하면 식대 급여 정책이 산모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이 모든 산모들에게 일반식을 제공하도록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기존과 다르게 이제부터는 산모들은 급여 혜택을 받으려면 산모들이 먹기에는 부족한 일반식을 먹거나 아니면 충분한 영양이 있는 산모식을 비급여로 전액 본인 부담으로 먹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산모들은 영양이 떨어지는 일반식을 먹어야 하는 데서 오는 상대적인 박탈감이 심하게 들 것이고 비급여로 산모식을 먹는 산모들은 다른 일반 환자들이 받는 급여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만이 클 것입니다.

결국 출산을 하는 모든 산모들이 불만을 갖게 될 수 밖에 없는 데 출산이라는 개인으로 보아서나 국가로 보아서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중요한 문제와 관련하여 식대 정책은 어떠한 긍정적 효과도 거두지 못할 것입니다.

이는 저출산이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복지부 정책이 과연 진정하게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마음과 의지가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짧은 시각으로만 보면 그런 선택을 강요하는 병의원에 민원이 발생하여 의료진이 도덕적 비난을 듣게 되거나 아니면 병의원이 얼마 안되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 되는 것으로 일부 산부인과 병의원의 내부 문제처럼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환자와 의료진 간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고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생각하여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모든 산부인과 의사의 의욕을 훼손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의료 서비스의 대상인 산모와 아기들의 건강 증진에 해가 되는 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며 이런 점이 국가 의료를 책임진 한 축인 정부에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할 언론계로서도 관심을 가지고 개선을 요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책자와 여론 주도층들이 이번 식대 건을 산부인과 의사들의 밥그릇 챙기기 차원으로 왜곡해서 본다면 이는 국민 건강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의료 시스템에 또 하나의 부조리로 남게 될 것입니다.

식대 문제에 대해서는 산모식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수집하고 원가 분석 등 전면적인 재검토를 통하여 산모들의 영양 공급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는 식사를 모든 산모들이 차별없이 공평하게 먹을 수 있도록 산모식이 별도 신설되는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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