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 파스도 넣어줘"

고신정
발행날짜: 2006-08-10 06:50:27
"요즈음은 의사가 아니라, 슈퍼마켓 주인이 된 기분입니다."

A정형외과 김모 원장은 최근 처방전에 '파스'를 넣어달라는 환자들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진료를 본 환자들이 너도나도 "파스도 처방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는 것.

환자들이 '파스' 처방전을 원하는 이유는,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으로 구입하면 정가를 내야하지만, 처방전을 가지고 가면 급여해택을 받아 동일한 의약품도 휠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절염에 좋다는 'T' 제품의 경우 약국에서는 60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처방전을 가지고 가면 그 1/4 가격인 15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환자 중 일부는 대기실에서 만난 다른 환자에게 '파스 받아가라'고 권하기까지 하는 상황"며 "처방을 거부하면 환자들 사이에 '깐깐하다'고 소문이 날까봐 어쩔 수 없이 원하는 환자들에게 처방해주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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