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블루오션을 향한 가능성과 돌파구<하>

유지윤
발행날짜: 2006-08-28 08:36:48
  • 유지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3. 의료관광의 가능성과 잠재력
현재 의료관광은 주로 비용이 선진국과 비교하여 저렴하면서 동시에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휴양시설을 갖춘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인 태국, 싱가포르,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이 의료관광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는 의료관광분야의 높은 성장가능성 때문이다. 아시아지역의 관광수요 증대와 함께 의료관련 지출액이 급증하면서 1999년의 3,900억 달러에서 2019년에는 6,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Euromonitor International Marketing Forecasts 2001). 또한 고령화가 진전되고 의료비 부담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3년 미국의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은 5,635달러 스위스 3,781달러 독일 2,996달러 프랑스 2,903달러 일본 2,139달러 등으로 199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OECD Health Dat, 2005).



우리나라의 의료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 수준에 근접하거나 대등한 기술 및 개발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대한의학회, 2004).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보았을 때 위암·유방암 100, 폐·간·대장암 98, 흉부외과 96, 자궁경부암 94 등이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인공 와우·간·신장·골수·조혈모세포 등의 이식기술도 90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고혈압·당뇨·치질·백내장·뇌경생 등의 의료기술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암환자의 5년 생존율(완치율)은 위암 43.9% 간암 10.5% 자궁경부암 76.4%로 각각 미국의 23.3%, 8.3%, 72.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대한의학회, 2000)

현재 외국인 환자 유치 시 성과가 있을 진료과목으로는 성형외과(73.5%), 일반이과(19.9%), 한방과(14.6%), 내과(14.6%)의 순으로 나타났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05). 명동, 강남, 부산 등에서는 한류스타가 시술한 병원을 중심으로 성형·미용 목적의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며 세브란스 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병원의 외국인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척추전문 병원인 우리들 병원의 경우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2003년 192명, 2004년 285명, 2005년 411명으로 연평균 증가율 44.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청심병원의 경우 일본인 대상 분만패키지 상품의 개발을 통해 2005년 외국인 환자 17,797명을 유치하였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가격경쟁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처치 및 수술비는 미국의 1/10, 일본의 1/5 수준이며 검사료는 미국의 1/4~1/20, 일본의 1/2~1/5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한국병원경영연구원, 2004). 또한 의료허브 구축에 힘쓰고 있는 싱가포르와 비교해서도 가격이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현황은 미미한 수준이다. 외래관광객들의 방문 목적상 건강 및 치료 목적의 비율은 2003년 0.3% 2004년 0.1% 2005년 0.2%를 기록하였다.



현재 입국통계에서 의료관광객을 구분할 수 있는 항목은 없다. 따라서 방문 목적상 건강 및 치료 목적의 비율을 기준으로 전체 외래관광객 중 의료관광객수를 추정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방한기간 중 건강 및 치료활동에 한번이라도 참여한 비율(중복응답)은 2004년 10.1% 2005년 9.1%로 나타나 방한 외래객 10명중 한 명 정도는 건강 및 치료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의료관광 목적지로서 인지도는 낮지만 향후 잠재력이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외래관광객의 목적별 평균 체재기간 분석결과를 보면, 2005년 외래객의 평균 체재기간은 5.7박으로 나타난데 비해 건강 및 치료 목적 방한객의 경우 평균 10.3박으로 일반 관광객의 두 배 가까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4. 의료관광, 관광산업 고부가가치화의 블루오션
의료관광은 의료서비스와 휴양·레저·문화활동 등 관광활동이 결합된 새로운 관광 행태를 의미하며 21세기 웰빙 및 건강추구형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관광객은 한 사람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지출하며 체제기간도 일반관광객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된다. 싱가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우리의 주변 경쟁국들이 ‘의료허브’구축을 목표로 의료관광 육성에 발 벗고 나서는 것은 바로 의료관광을 통해 관광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이끌고 고부가가치 신 시장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의료서비스가 공공재라는 인식에만 사로잡혀 의료관광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병원의 환자 유치활동 및 수익다각화 사업이 제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싱가포르와 태국의 경우 일반병원의 주식상장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병원이 호텔, 골프장 등과 연계하여 휴양인지 치료인지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 높은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가격과 상대적으로 높은 의료기술 수준으로 의료관광국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의료관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아직까지도 너무 미미하다. 한류를 타고 미용, 성형을 중심으로 알음알음 찾아오고 있는 관광객들을 언제까지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의료관광국으로서 우리의 강점을 국가적 차원에서 홍보하고 잠재고객들에 대한 체계적인 유치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미용, 성형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암치료, 외과적 수술 및 진단 방사선과 같이 우수한 의료기술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의료관광상품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세계적인 의료관광 시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할 것이다. 의료수준이 높은 아시아의 몇 몇 국가들만이 거대한 선진국 의료관광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우리도 빨리 뛰어 들어야 한다. 그 거대한 블루오션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아시아의 관광 지도가 다르게 그려지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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