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 진료실에서 생긴 일

고신정
발행날짜: 2009-04-02 06:43:06
최근 경기도 부천시에서 비뇨기과 개원의가 백주대낮에 자신의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살해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숨진 의사는 부천지역 최초로 비뇨기과 의원을 개원, 지난 30년간 진료에 매진해왔던 68세의 원로 개원의이고, 환자는 1년여간 이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왔던 70대 노인이라고 한다.

이 환자는 전립선염으로 지난 1년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증세가 좋아지지 않는다며 이날 의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의사 사회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지난 연말 충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피살사건에 이어 의사 대상 강력범죄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데 대한 분노와 불안감이 교차하고 있는 것.

"몸에 방탄조끼라도 입고 진료해야겠다." 여느 때 같으면 한낮 우스개 소리로 치부해 볼 수 있겠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의사들의 진심어린 호소이자 외침으로 들린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아 대국민홍보를 통한 인식개선과 의료인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 마련, 경호서비스 확대 등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의사 신변보호 법안' 또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앞서 국회 임두성 의원은 진료중에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를 폭행, 협박하거나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 등을 한 경우 강력히 처벌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여전히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현직 의사가 30년을 지켜왔던 자신의 일터에서 흉기로 살해당했다.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200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모쪼록 이번 사건을 논의의 시발점으로 삼아 대한민국 의사들이 마음놓고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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